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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로봇물고기'를 개발하다 뇌물 받은 국책연구원에 징역 7년을 선고한 이유

ⓒgettyimagesbank

4대강 수질검사용 로봇물고기 개발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업체로부터 억대 뇌물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1형사부(김병철 부장판사)는 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사기 혐의로 기소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속 연구원 유모(54)씨에 대해 징역 7년, 벌금 1억6천만원,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또 지난 1월 유씨에게 허가한 보석을 취소하고 다시 구속 수감했다.

재판부는 유씨의 요구로 각각 8천만원과 2천만원의 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로 기소된 로봇물고기 시제품 제작사 대표 강모 씨와 이모 씨에게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구속 수감했다.

제대로 헤엄을 치지 못하는 등 불량품으로 판명된 '생체모방형 수중로봇(일명 로봇물고기)'.

또 유씨와 공모해 회사에 손해를 끼쳐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로봇물고기 시제품 금형 제작업체 관계자 전모 씨와 김모 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 피고인은 연구책임자로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직무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1억원을 요구해 받고, 로봇물고기 시제품을 검수한 것처럼 허위 물품검수증을 만들어 생산기술연구원을 속이고 손해를 끼친 점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처럼 죄질이 가볍지 않고 수사과정에서 허위 증거를 만든 좋지 않은 정황도 보인다"며 "과학기술 분야에서 성실히 일하는 연구원들의 명예를 심각히 손상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유씨는 2013년 3월 로봇물고기(생체모방형 수중로봇) 개발 업체 두 곳으로부터 모두 1억원의 뇌물을 받고, 또 다른 업체에는 시제품을 검수한 것처럼 허위 물품검수증을 만들어 줘 생산기술연구원으로부터 물품 대금 약 9천만원을 받도록 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로봇물고기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2010년 6월 생산기술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이 산업기술연구회로부터 57억원을 지원받아 개발했지만, 2014년 7월 감사원 감사 결과 9대 중 7대가 고장 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감사 결과 로봇물고기는 생산기술연구원 등이 달성했던 성능 관련 7개 목표 항목 중 3개가 발표 수치에 현저히 못 미쳤고, 나머지 4개는 기기 고장으로 확인조차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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