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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강간 약'인 줄 모르고 먹었고, 임신했다. 하지만 교회는 오히려 내게 '회개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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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르몬교도로 자랐다. 나는 여러모로 착실한 아이였다. 일요일마다 모르몬 교회에 갔고, 다른 모르몬교도 아이들과 하는 활동에 매주 참석했다.

10대 시절 가끔 나는 말썽에 휘말렸다. 대단한 일은 없었다. 주교에게 털어놓고 상투적인 꾸지람을 가볍게 듣고 나면 끝이었다.

그러나 2004년에 나는 임신했다. 나는 17살이었고 고등학교 졸업을 몇 주 앞두고 있었다.

듣기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임신하기 전에 친구인 남자가 밤새워 노는 고등학교 파티까지 태워다 주었다. 내게 카페인 알약 몇 개를 권하며, 이걸 먹으면 힘이 나서 밤새 자지 않고 놀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약을 먹었다. 그 약이 사실은 발작과 공황 장애 치료에 쓰이는 클로노핀이라는 건 전혀 몰랐다.

클로노핀은 데이트 강간 약물로도 흔히 사용된다.

나는 고등학교에서 열렸던 파티에서 나오기 전에 걷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파티에는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자원봉사를 나와 있었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위한 안전한 파티라는 취지였다. 그래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 의식을 완전히 잃었다.

어찌어찌 집에는 왔다. 다음 날 아침에 나는 내 침대에서 일어났지만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말썽에 휘말리는 게 두려워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몇 주 후에 나는 내가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만 말했다. 나는 가을에 모르몬교 소유의 대학인 BYU에 입학할 예정이었다. 내 비밀이 드러나면 입학 허가가 취소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결국 부모님께는 말해야 했다. 나는 비밀을 원래 잘못 지키는데, 십 대 임신만큼 대단한 비밀이 어디 있는가. 게다가 입덧이 정말 심했고, 계속 토하는 걸 설명하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한 가지를 이야기하니 계속 이야기하게 되어, 내가 어떻게 약을 먹게 되었고 정신을 잃었으며, 그날 밤 내가 하지 않았어야 할 일을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것까지 전부 다 이야기했다.

내게 약을 준 남성 역시 모르몬교도였다고 말했던가? 그의 가족은 우리 집 근처에 살았고 같은 교구 소속이었다. 우리 가족과 함께 식사도 하는 사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남성은 내 부모님이 나와 함께 단둘이 있어도 안전하다고 믿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어머니가 그의 어머니에게 전화했고, 그와 어머니가 찾아와 긴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웃길 것’ 같아서 내게 클로노핀을 먹였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우리가 섹스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파티 중에 내가 어디 갔는지 잃어버렸고, 다른 사람의 차를 타고 돌아갔나 보다 생각했다고 했다. 그 날 밤 내게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지 못했다.

상황이 더 복잡해져서, 어머니는 우리의 주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인제 와서 생각하면 모르몬 교회의 지도자는 위안과 조언을 제공하며 내게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줬어야 했다. 그러나 주교는 내게 죄를 고백하라고 했다. 나는 회개를 시작하기 위해 주교와 정기적으로 만날 약속을 잡았다.

BYU가 내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아니나 다를까 입학 허가는 취소되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미혼인 십 대 임신부가 학생이 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고 했다. 어머니는 전화를 걸어 애걸하며 상황을 설명하려 했지만, 그들은 입장을 고수했다. 임신했다는 건 내가 혼전 성교를 했다는 뜻이고, 그건 내가 그들의 예법을 어겼다는 뜻이다.

징계 위원회는 나의 죄를 심판받기 위해 출석하라고 호출했다. 징계 위원회는 사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르몬교에서는 남성만 사제가 될 수 있다. 나는 성인 남성들이 가득한 방에 혼자 들어갔고, 그들이 내 운명을 결정했다.

파문당하지는 않아 안심이었지만, 임신한 내내 끔찍하고 굴욕적인 과정을 반복해서 겪어야 했다. 나는 9개월 대부분을 침실에 혼자 틀어박힌 채 모르몬 경전을 읽고 울면서 신에게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다.

아이를 입양 보낸 후 나는 용서의 도장을 받았다. 그러나 내 잘못을 결코 입에 올리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주교는 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죄를 되풀이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좋은 모르몬 교도가 되려고 노력했다.

나는 모르몬교도 남성을 만나 모르몬식 결혼을 올렸다. 남편에겐 내게 일어났던 일을 말해도 안전할 거라고 느꼈다.

그는 분노했다.

나는 그런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그가 내게 분노한 게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그는 나를 죄인 취급한 모르몬 교회에 화가 난 것이었다. 내겐 충격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나와 남편은 결국 함께 모르몬교를 버렸다.

우리는 진작 떠났어야 했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는 캘리포니아의 헌법 8조에 대한 모르몬 교회의 지지가 계기가 되었다. 나는 모르몬교의 반 게이 정책에 찬성하지 않아서 모르몬교를 떠났다. 놀랄 정도로 간단한 일이었다.

모르몬교를 버리자 마침내 여러 해 전 내게 있었던 일의 부당함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나는 그게 내 잘못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이제 나는 분노한다. 강간 문화와 피해자에게 책임 돌리기는 아직도 우리 사회의 문제다. 무엇이 그걸 멈추게 할 수 있을지 나는 모르겠다.

내가 외롭고 임신한 십 대였던 여러 해 전에 나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내 이야기를 공유할 것이다. 내 목소리가 들려지기 위해 필요한 일은 뭐든 할 것이다.

여러 해 동안 침묵했던 나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 Jayme Allen는 Huffingtonpost US의 블로거이며, 작가이자 코미디언입니다.

* 위의 글은 The Huffington Post US에서 소개한 블로그 A Friend Gave Me Date Rape Drugs, And I Got Pregnant. My Church Told Me To Repent를 한국어로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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