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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인 어머니의 얼굴을 찍는 사진작가의 이야기(사진)

  • 강병진
  • 입력 2016.08.03 12:58
  • 수정 2016.08.03 12:59

Tony Luciani

토니 루치아니는 주로 목탄을 사용하는 화가다. 그에게 ‘목탄’은 추상적인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라고 한다.

그가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는 동안 그의 어머니는 주로 아들의 뒤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다. 일을 하던 루치아니도 종종 어머니를 그리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루치아니는 자신의 어머니의 얼굴에 실내 조명이 아름답게 드리워진 상황을 보았다. “그때 나는 붓을 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루치아니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매우 자연스러운 모델이에요. 그녀가 연기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 어머니의 사진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컨셉이 떠올랐습니다. 이 사진들은 내 어머니의 일기 같은 거예요.” 그렇게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만든 작품은 장난기가 가득한 초현실적인 사진으로 탄생했다. 사진속에서 어머니는 또 다른 자신과 대화하고, 그림자로 그려진 한 남자와 와인을 마시기도 한다.

TONY LUCIANI

“외모가 어떻게 보이든 상관없이, 우리는 모두 내면의 자신으로 살 수 있다는 걸 드러내고 싶엎습니다.”

루치아니의 어머니는 올해 91세이고, 현재 치매환자이다. 루치아니는 “어머니의 캐릭터를 제한된 세계에 놓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치매가 가져온 영향까지 모두 감싸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노화와 기억을 잃고 있는 상황의 감각이 이 시리즈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TONY LUCIANI

TONY LUCIANI

루치아니의 사진이 가진 특징은 ‘늙음’을 바라보는 유머러스한 태도다. 그는 어머니의 사진을 SNS에 공유했고 많은 사람과 공감을 나누었다. 루치아니는 사진을 공개할 때마다 일일이 어머니에게 허락을 받는다고 한다. 어머니가 좋지 않다고 평가한 사진은 공개하지 않는다. 결국 대부분의 사진은 따로 책자로 만들어 어머니가 볼 수 있도록 커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치매가 진행되면서 어머니는 자신의 사진이 담긴 책자를 볼 때마다 ‘처음 보는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어머니에게는 달콤한 순간이 계속 되는 거죠.” 그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사람들이 이 사진을 보면서 치매와 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이 ‘정상’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라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노인에게 공감하고 그래서 그들을 무시하거나 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노인에게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들의 예전모습뿐만 아니라 지금의 모습에 대해서도요. 노인은 우리 모두가 미래에 만나게 될 모습입니다.”

아래는 루치아니의 어머니가 사람들에게 보여주어도 좋다고 허락한 사진들 중 일부다.

TONY LUCIANI

TONY LUCI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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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US의 Aging Is Surreal But Fun In These Photos Of An Artist’s 91-Year-Old Mothe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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