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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예식장 사업까지 진출했다

ⓒ한겨레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가 중소업체들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예식장업에 진출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런 행보는 2014년 6월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재로 예식장업을 하는 대기업과 중소 예식업체들이 맺은 ‘예식장업 동반성장을 위한 자율협약’의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삼성웰스토리는 2013년 12월 삼성물산(옛 제일모직)의 에프시(FC·푸드앤컬처)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회사 규모는 자산은 6천억원, 매출액은 1조6천억원(2015년)에 이른다.

2일 동반성장위와 예식장업계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삼성웰스토리는 7월15일 군인공제회의 자회사인 공우이엔씨가 실시한 서울 도곡동 군인공제회관 내 ‘엠플러스웨딩’ 임차인 선정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최종 입찰에 삼성웰스토리와 함께 참여한 중소 예식업체 두 곳은 탈락했다.

한 예식장업체 대표는 “중소 예식장업체들이 ‘엠플러스웨딩’ 입찰에 관심이 많았지만 삼성웰스토리가 참여한다는 소식에 대부분 입찰 참여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매출이 1조6천억원이나 되는 대기업이 매출이 겨우 몇십억원에 지나지 않는 중소 사업자들이 경쟁하는 시장에 끼어드는 것 자체가 공정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예식장업체 대표도 “삼성웰스토리의 예식장업 진출은 대기업의 부당한 중소기업 시장 침해”라고 주장했다.

2014년 6월 예식장업을 하고 있던 아워홈, 한화호텔앤리조트, 씨제이푸드빌 등 대기업 3사와 중소업체로 구성된 전국혼인예식장업연합회는 동반성장위원회 주재로 자율협약을 맺어, 2017년 6월까지 3년간 예식장 신규 영업장을 최대 3개(1년에 1개)까지만 내기로 합의했다.

당시 중소 예식업체들은 대기업이 자금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하고 대기업들과 협상을 벌였다.

자율협약 체결 뒤 3개 대기업은 ‘동반 성장’에 동참한다는 뜻으로 신규 영업장 출점을 중단했다. 씨제이푸드빌은 올해 4월 웨딩사업 부문을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해 예식장업에서 손을 뗐다.

특히 삼성웰스토리가 예식장업 운영 경험이 없는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중소 예식업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 예식업체 관계자는 “심사 항목에 ‘웨딩 운영 경험’이 들어 있는데도 경험이 전혀 없는 삼성웰스토리가 선정됐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공우이엔씨와 삼성웰스토리 쪽은 웨딩 전문업체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군인공제회관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고객사로부터 컨벤션사업 식음료 서비스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다른 예식업체와 컨소시엄으로 운영하겠다고 제안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공우이엔씨 관계자는 “삼성웰스토리가 웨딩 사업을 잘 하는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숙고하느라 제안서에는 컨소시엄 업체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러 명의 예식장업계 사람들은 “웨딩홀 임차인을 선정하는 심사에서 어떤 웨딩 전문업체와 컨소시엄을 할지 밝히지 않았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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