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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녀를 시장으로 만들었나? | 바르셀로나 첫 여성시장 아다 콜라우의 연설

아다 콜라우(Ada Colau)는 바르셀로나 시장으로 2015년 당선되었습니다. 올해 만 42세인 아다 콜라우 시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택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에서 쫓겨나는 시민들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피해자를 위한 플랫폼(PAH)'을 만들었던 풀뿌리 시민활동가 출신입니다. PAH에서 활동하던 아다 콜라우는 2013년 집에서 강제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 바르셀로나 경찰에 연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다 콜라우는 2년 뒤 자신을 연행했던 바르셀로나 경찰을 지휘하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 와글(WAGL)
  • 입력 2016.08.02 13:09
  • 수정 2017.08.03 14:12

아다 콜라우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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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PAH 대변인으로 활동하던 당시의 아다 콜라우 ©Núvol

아다 콜라우(Ada Colau)는 바르셀로나 시장으로 지난 2015년 당선되었습니다. 올해 만 42세인 아다 콜라우 시장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택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에서 쫓겨나는 시민들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피해자를 위한 플랫폼(PAH)'을 만들었던 풀뿌리 시민활동가 출신입니다.

PAH에서 활동하던 아다 콜라우는 2013년 집에서 강제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사람들과 함께 바르셀로나 경찰에 연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다 콜라우는 2년 뒤 자신을 연행했던 바르셀로나 경찰을 지휘하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이 연설은 언제, 어디에서 있었나?

지방선거를 1년 앞둔, 2014년 5월, PAH의 공동 창립자이자 대변인이었던 아다 콜라우는 깊은 고민 끝에 PAH 탈퇴를 선언합니다. 그리고 한달 뒤, 기성정당의 러브콜을 단호히 거절하고 풀뿌리 시민정당인 바르셀로나 엔 코무('승리의 바로셀로나Guanyems Barcelona')에 합류하죠.

엔 코무로 합류한 아다 콜라우는 2014년 7월 15일, 바르셀로나에서 있었던 지지자 모임에서 연설에 나섭니다. 신생 정당인 엔 코무의 정치적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많은 이해관계로 얽힌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아우르는 연대가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만연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아다 콜라우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지지자들 앞에서 "우리가 누구냐"고 묻습니다. 지금 여기, 바로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바로 새로운 정치를 대변할 여성이자 성적 소수자이며, 청년, 이주민 노동자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합니다.

아다 콜라우를 시장으로 만든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꾸었던 '듣도 보도 못한 정치'의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함께 들어보시죠.

아다 콜라우 '승리의 바르셀로나' 연설문 전문

오늘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주 잘 조직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권력을 틀어쥐고 아무런 제약도 없이 권력을 향유하는 데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들은 시민들이 스스로 조직한다는 것을 권력자들이 깨닫는 순간 그것을 순순히 내버려두지 않으리라는 점이 분명합니다.

우리를 이상주의자라고, 뜻이야 좋은 사람들이라고 열심히 노력하는 활동가들이라고 말하면서도, 우리를 반체제 인사, '별종'이라고 부를 겁니다.

그뿐이겠습니까, 우리를 조롱하고, 발언을 저지하고, 범죄시하고 그들이 정해놓은 '민주주의'에 대한 침입자로 취급하면서, 민주주의란 시민들이 스스로를 조직해서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달성할지 직접 결정할 때 최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할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민주주의입니다. 다른 모든 건 그저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침입자가 아니라 주인공이고 우리가 이 도시의 주인공이 되기를, 지금 진행중인 민주주의 혁명의 주인공이 되기를 원합니다.

시민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는 아다 콜라우 시장 ©Ajuntament Barcelona

한편으로 사람들은 "너흰 누구냐?"고 물을 겁니다.

네, 우리가 '모든 사람들'이라는 오만한 표현은 쓰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거리로 나선 사람들입니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매일 이웃들과 이야기하고, 기득권 정치인들과 달리 매일 버스와 전철을 이용하고, 매일 불안정한 직장에서 일하고, 매일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바라보는 사람들이지요.

바로 우리가 직업정치인들보다 훨씬 정확한 현실감각을 갖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무엇보다도, 우린 바로 여성입니다. 수많은 여성들이죠. 바로 정치권력과 의사결정과정에서 소외되어 있지만,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모두의 삶을 지탱하는 돌봄과 가사 노동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행하고 있는 여성들입니다.

우리는 지역민들이고, 여성과 남성이고, 우리 동네 이웃이고, 이 도시의 위대한 성취들을 지난 수십 년 간의 노력으로 일궈낸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이제 스스로 조직되어, 경제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방조 속에서 기존 체제가 만들어내고 있는 위기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입니다.

또한 우리는 노동자입니다. 생계를 위해 일하고 투기로 돈을 벌지 않기 때문에, 일하지 않고서는 생계가 불가능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또한 실업자들로 비록 직장은 없지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당연하고 완전한 권리를 가진 민주주의 혁명의 주인공들입니다. 따라서 존엄한 삶을 살 권리를 가진, 그에 합당한 최저임금을 보장받을 권리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자영업자입니다. 영세한 지역 산업과 유서 깊은 가게들, 사회경제와 공유경제를 구축해 새로운 미래 경제의 탄생을 촉진시키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또 협동조합들입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자신들이 취한 막대한 이익을 조세 피난처로 훔쳐가버리는 다국적 기업의 투기적이고 파괴적이며 약탈적인 경제에 맞서 지속가능한 경제를 엮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죠.

우리는 또한 도시의 교육 커뮤니티이자 보건의료 종사자들로서 복지를 축소함으로써 생존기반을 위협하는 부당한 예산 삭감에 맞서고 있습니다. 지역 병원과 보육 시설, 학교, 대학에 소속되어 있지만 우리에게 부과된 책임 이상으로, 모든 여성과 남성의 기본적이고 당연한 권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또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입니다. 바르셀로나에선 누구도 불법체류자로 간주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바르셀로나에서 승리할 것입니다. 인권을 부정하는 수치스러운 구덩이인 불법체류자 억류센터의 폐쇄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억류센터를 폐쇄하고 바르셀로나로 이주한 모든 사람과 그들의 사회적 권리뿐 아니라 그들 또한 일등시민이라는 사실과 이주민들의 전면적인 참정권이 보장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바르셀로나 시에서 일하는 여성과 남성입니다. 정말로 많은 공공부문의 근로자들이 '승리 바로셀로나'에서 우리를 만난 이유는, 그동안 기성 정당들이 공공기관을 마음대로 다뤄온 행태에 신물이 났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발휘해 시민들의 민원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아다 콜라우 한 시민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Núvol

우리는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가족과 사람들입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합니다. 엄마, 아빠, 어린이들만으로 이루어진 가족뿐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로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이 있으며, 이들은 우리 도시와 존엄한 인권을 한층 풍부하게 해 주는 다문화적, 성적, 감정적 다층성입니다.

우리는 또한, 그 무엇보다도 우선해서, 이 도시의 어린이들입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즐거운 삶을 누릴 자격이 있고,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권리가 보장되도록 법적인 주체로 대우받아 마땅한 바르셀로나의 주인공들입니다.

어린이들은 많은 경우에 어른보다 나은 공적 감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우리 어른들이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부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라나는 세대를 돌보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뿐 아니라, 우리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귀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나이 든 이들, 할아버지, 할머니, 은퇴자들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승리는 단지 모든 사람이 존엄한 노년을 보장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들이 필요한 돌봄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나이 든 이들이 이 사회에 전하려는 많은 이야기들을 우리는 경청해야 합니다.

노년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많은 정책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정작 노년층은 배제되고 있습니다. 노년 정책에 노년층이 할 말이 많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또한 그 분들을 필요로 합니다. 노인을 애물단지 취급해선 안 됩니다.

그 분들의 성숙한 경험, 역사적 기억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애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우리는 그 분들이 필요합니다. 지켜드려야 합니다

우리는 또한 젊은이들입니다. 그들은 이 시대로부터 무리한 노력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노력하고, 공부하고, 졸업을 하고, 대학원을 가라고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지식과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제대로 쓰일 어떠한 기회도 받지 못하고, 지역을 떠나고 있죠. 우리는 젊은이들이 이 도시를 떠나지 않고 사회를 위해 힘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무리할 때네요. 그러니까 우린 수많은 사람들이예요! 보시다시피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죠.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왜 이곳에 모였는지 꼭 기억합시다. 우리가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을 절대로 멈추지도 잊지도 맙시다.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이 도시의 다수를 차지한 우리가 바르셀로나를 되찾겠다고 결의했기 때문입니다. 그날까지 멈추지 않을 겁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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