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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의 인스타그램이 한국인의 전쟁터로 변한 이유

  • 박세회
  • 입력 2016.08.02 09:00
  • 수정 2016.08.02 09:40

앤디 맥도웰의 딸이자 개봉을 준비 중인 영화 '데스노트'에 출연하는 여배우인 마가렛 퀄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최근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영어 문장의 이미지를 올리며 아래와 같이 썼다.

"한국에서 한 여배우가 이 '급진적인' 이미지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이런 미친! 소녀에겐 왕자는 필요 없지만, 표현의 자유는 필요하다고. ⚔"

그리고 그녀의 인스타그램은 전쟁터로 변했다. 이틀 만에 댓글이 979개 좋아요가 3천여 개 달렸다. 퀄리의 다른 게시글에는 보통 40개 안팎의 댓글이 달린다.

특히 댓글 중에는 해당 티셔츠를 제작한 단체 '메갈리아'에 대한 설명이 많았다. 영어로 쓴 댓글 중에는 퀄리에게 답을 받은 이도 있다.

"아니, 이 이미지가 급진적이란 이유로 성우의 목소리가 교체된 게 아니야. 그 티셔츠가 자신들을 페미나치라고 규정하는 '메갈리아' 또는/그리고 '워마드'에서 만든 거였기 때문에 교체된 거야. 그리고 모금은 전부 남성을 향한 혐오적인 발언 때문에 야기된 법정 소송에서 합의하는 데 지원된다고."

이에 퀄리는 아래와 같이 답했다.

"사실 모금의 대부분은 가정폭력의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 사용되거든. 그리고 당신이 말한 '남성들을 향한 혐오적인 표현'이라는 게 한국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하는 발언을 수사적으로 패러디한 거로 생각해. 난 이 단체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는 않아. 그러나 그런 거랑 상관없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사회적 약자를 도왔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자르는 건 지나치고 불공평해."

그러나 해당 사용자는 '나무 위키'의 링크를 걸며 '제발 구글 번역기를 사용해서 그 돈이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보라'고 조언했다.

퀄리의 포스팅은 이미 퀄리와는 상관없이 전쟁터로 변해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아직 열성적으로 퀄리에게 '당신은 메갈리아가 어떤 곳인지 몰라서 그런다'며 '나무 위키를 찾아봐야 한다'고 충고를 하거나 '내가 페미니즘을 공부해봐서 아는데 메갈리아는 페미니즘이 아니다'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게 중에는 한글로 싸우는 이들도 많다.

한편 퀄리가 '넥슨 사태'를 접한 것은 아마도 NPR의 기사를 통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국' NPR은 지난 29일 '한국에서 티셔츠 하나 때문에 한국판 '게이머게이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선 '한국에서 동아시아 버전의 게이머게이트(미국에서 게임 안에서의 성차별을 두고 벌어진 논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국의 성우 김자연 씨가 '소녀에겐 왕자가 필요 없어'라는 셔츠의 사진을 올린 12시간 후에 직무 해제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기사에서 퀄리가 언급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NPR이 메갈리아4로부터 받은 진술에 의하면 모금 대부분은 가정 폭력의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아래와 같이 밝혔다.

(기사 보강 : 8월 2일 13시 38분) 오늘 오후 그녀는 인스타그램에서 해당 포스트를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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