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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그만둬야 할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성차별적 말 5가지

ⓒAaron Bernstein / Reuters

만세! 처음으로 자격을 갖춘 여성 정치인이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민주당 전당 대회를 지켜보고 대선 관련 여러 글들을 읽어 본 뒤, 나는 한 가지를 이해했다. 힐러리가 후보가 된 것을 신나하는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그건 괜찮다.

미국, 전세계, 인터넷은 이번 민주당 후보 지명이 여성과 미국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느냐에 대한 온갖 극단적인 추측으로 들끓고 있다. 유튜브 라이브 영상부터 오직 사실 관계만을 담은 인터넷 기사까지 엄청나게 댓글이 달린다. 게다가 집, 학교, 직장의 대화에서 남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성차별적 시각들이 표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버니나 트럼프를 원하는 극좌나 극우에 있는 사람에겐 내 목소리가 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주에 나는 우리가 왜 힐러리에 대해 어떤 말들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었고, 내 자신이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현재 성차별 상태가 어떤지 이를 통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젠더, 나이, 지지 정당을 불문하고 가장 많이 말하는 성차별 발언을 5개 모았다. 이 발언이 성차별적이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해도 최소한 왜 이런 말들을 많이 하는지를 생각해보기는 해야 한다.

1.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대통령이 되길 원한다고 해서 클린턴을 사악하게 묘사하는 것은 성차별이다.

힐러리가 늘 대통령이 되고 싶어 했는지, 나이가 들고 나서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는지를 전당 대회에서는 크게 다루었다. 힐러리는 인터뷰와 비망록을 통해 빌 클린턴의 임기가 끝나갈 무렵에 젊은 여성 농구 선수 소피아 토티가 공공 행사에서 악수를 하며 "경쟁하세요, 클린턴 부인. 경쟁하세요."라고 말해주기 전까지는 정치인 커리어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이미 밝혔다.

토티는 클린턴이 전세계 여성들에게 독려하는 것처럼, 클린턴 본인도 게임에 참여하라고 말한 것이었다. 벤치에서 응원만 할게 아니라 경쟁에 뛰어들라는 것이었다. 그 말은 자신의 삶의 가능성에 대한 클린턴의 시각을 바꾸었고, 클린턴은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클린턴이 정치계에 입문하게 된 이유에 대해 온갖 각도의 분석이 있다. 나는 새로운 질문을 제기하고 싶다. 그게 왜 중요한가?

버니 샌더스가 처음으로 대선에 출마해 보겠다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기사가 하나라도 있었나? 샌더스가 자신이 대통령 적임자라고 생각해서 사악하다는 글이 있나? 왜 우리 모두는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게 잘못이라고 생각할까? 대통령이 되길 원하는 정치인들은 정말 많다. 그들의 사다리의 가장 위에 있는 직업이다. 힐러리는 지금 그 자리를 원한다. "언제, 왜?"를 묻는 대신 "잘 된 일이네."라고 말할 수는 없나?

2. 정치 시스템이 여성이 성공하기 좋게 '왜곡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성차별적이고 무지하며 모욕적이다.

가장 극단적인 버니와 트럼프 지지자들이 여성이 민주당 후보가 되기 좋도록 정치 시스템이 왜곡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정말 짜증이 난다. 미국에서, 어쩌면 세계 전체에서, 여성에게 유리하게 왜곡된 직업은 단 한 개도 없다.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이 성취한 것을 이룬 최초의 여성이고, 첫 시도에서 성공한 것도 아니다. 정말로 시스템이 클린턴에게 유리하게 왜곡되어 있다고 믿는다면 2008년으로 돌아가서 거기서 계속 살아라.

3. 아무도 버니에게 미소 지으라고 하지 않았다. 여성들에게 미소 지으라는 말은 그만하라.

힐러리의 수락 연설 중 버니 샌더스가 얼굴을 찡그리며 짜증스럽게 숨을 내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나는 그의 유치한 행동을 비난하는 뉴스 기사 수백 개가 쏟아질 줄 알았다. 그런데 단 한 개도 없었다. 뭐, 그건 괜찮다. 그러나 전세계 남녀들이여, 내가 기분 좋지 않은 날 얼굴을 찌푸리고 길을 걸어 갈 때, 또는 힐러리 클린턴이 벵가지 소식 같은 끔찍한 일을 들으며 얼굴을 찡그린 게 카메라에 잡혔을 때, 샌더스에게 보여주는 것과 같은 예의를 차리고 나나 클린턴에게 미소 지으라고 말하지 말길 바란다.

4. 대학 등록금을 낮추기 위해 힐러리가 샌더스와 손을 잡은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힐러리가 샌더스의 아이디어를 훔쳤다고는 말하지 말라. 그건 사실이 아니다.

민주당 전당 대회 연설에서 힐러리는 샌더스 상원의원과 직접 손을 잡고 대학교 등록금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수천 명이 샌더스의 아이디어를 사용하기 위해 샌더스를 이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외쳤다. 그러나 그들은 클린턴의 독창성 부족을 드러낸 게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음을 드러냈을 뿐이다.

내가 처음으로 힐러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유력한 대선 후보로 간주하기 시작했을 때는 2006년과 2007년이었다. 그때 힐러리는 대학교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에 대해 이야기하는 유일한 민주당 정치인이었다. 힐러리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써서 대학교를 중산층이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취약층을 이용해 먹는 대부업을 금지하고, 전통적이지 않은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저렴한 교육을 받으며 일하고 가계를 돕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힐러리는 학생들과 가족들이 학생 사채업계를 상대할 때 힘과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학생 채무자 권리법, 소득에 기반한 학자금 상환을 촉구했다. 펠 그랜트[연방 정부 무상 장학금]와 아메리코[지역 사회 봉사를 한 학생들이 고등 교육 학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봉사단체] 자금 지원 증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8년간 진보와 변화가 있었으며, 클린턴의 새로운 대학 계획은 이런 변화를 받아들였다. 클린턴이 이런 문제에 대해 샌더스와 함께 일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좋은 일이지만, 클린턴이 샌더스의 계획을 훔쳤다는 말은 그만하라. 상당히 오랫동안, 샌더스가 주장하기 전부터 클린턴이 추진해 왔던 일이다. 어느 정치 이슈에 대해 클린턴의 언행을 무시하는 것은 그저 당신이 클린턴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뿐이다.

5. 힐러리의 후보 지명이 역사적으로 갖는 의미를 내가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기뻐한다 해서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들거나 내 지성을 의심하지 말라.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게 잘못이 아니듯, 내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 대선 후보, 여성 대통령을 원하는 건 잘못이 아니다. 나는 여성이라서 이번 선거에 관심이 더 크다. 힐러리 클린턴이 군 최고 사령관이 되는 게 내 삶에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나는 알고 있다.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건 아무 문제도 없다. 힐러리가 여성이라는 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그만하라. 여성 인권이 더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식의 생각 때문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Stop Saying These Sexist Things About Hillar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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