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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물고기, ‘숏다리'라 가능했다

‘반인반어’(반은 사람, 반은 물고기), ‘인간물고기’. 2008 베이징올림픽 뒤 마이클 펠프스(31·미국)에게 따라붙은 수식어다. 물속에서 그는 물고기처럼 빨리 헤엄친다.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 수만 18개. 역대 올림픽 사상 개인 최다 금메달이다. 은메달(2개), 동메달(2개)까지 합하면 그가 목에 건 메달은 모두 22개로 늘어난다. 물속에서 그를 능가할 도전자는 아무도 없다. 특히 접영에서는 더욱 그렇다.

영국 <비비시>(BBC),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펠프스의 비대칭 몸에 주목한다. 펠프스의 키는 193㎝다. 하지만 양팔 길이(오른손 끝에서 왼손 끝까지 잰 길이·윙스팬)는 202㎝로 9㎝가 더 길다. 보통 일반인은 양팔 길이와 키가 거의 비슷하다. 펠프스는 몸통이 길고 하체는 짧은 체형이다. 몸통 길이만 놓고 보면 그의 키는 203.1㎝가 되어야 하고, 하체 길이만 놓고 보면 182.8㎝가 되어야 한다. <비비시>는 “그의 긴 몸통에 비해 짧은 다리는 물속 저항을 줄여줘 활주를 쉽게 만들어준다”고 했다. 하체는 짧으나 발길이는 355㎜로 거인 발이다.

펠프스의 발목과 팔목은 이중관절로 돼 있다고 한다. <텔레그래프>는 “돌핀킥을 할 때 추진력의 90%는 펠프스의 이중관절 발목과 355㎜ 큰 발에서 나온다”며 “비정상적으로 긴 팔과 이중관절의 팔목은 물속에서 프로펠러 구실을 해서 더욱 큰 추진력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펠프스의 몸 자체가 수영에 최적화됐다고 하겠다. 펠프스는 전성기 때 폐활량이 최대 8500㏄에 이르렀는데, 이는 일반 성인 남성(3500㏄)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박태환의 최대 폐활량은 7000㏄였다.

‘물 안의 우사인 볼트’를 완성하는 것은 비단 신체조건 때문만은 아니다. 수영을 위한 최적의 신체조건과 이에 맞는 수영 기술, 그리고 ‘연습벌레’라고 불릴 만큼의 많은 운동량이 ‘수영 황제 펠프스’에 방점을 찍는다. 펠프스는 1주일에 최소 8만m를 수영한다. 하루에 2차례 훈련을 하는데 필요하다고 느끼면 훈련을 더 한다. 1주일에 여섯번, 하루 5~6시간 훈련하는데 물속 훈련의 지루함을 덜기 위해 방수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들으면서 한다. 훈련 장비도 다양하다. 훈련 효과 증대와 부상 방지를 위해 킥보드와 수영용 부표, 그리고 훈련용 노(패들), 스노클(잠수용 장비) 등을 사용한다. 나이가 들면서는 웨이트 트레이닝 비중도 올렸다.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기 위해 펠프스는 하루 1만2000㎉(일반 성인 남성 평균은 2500㎉)를 섭취한다. 예를 들어 아침 한끼로만 치즈, 토마토, 양상추, 3개의 달걀프라이 등이 들어간 샌드위치와 커피 두 잔, 그리고 5개 달걀이 들어간 오믈렛과 설탕이 듬뿍 담긴 프렌치토스트, 초코칩 팬케이크 3장을 먹는 식(2011년 12월 당시 펠프스의 식단)이다. 2012 런던올림픽 뒤 은퇴를 선언하고 한때 몸무게가 25파운드(11.3㎏)가 늘어 0.1톤에 육박한 적이 있는데 평소 그의 식단과 무관치 않다고 하겠다.

2014년 4월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펠프스는 음주·과속 운전으로 경찰에 입건돼 미국수영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징계가 풀린 뒤에는 훈련에만 매진하면서 옛 기량을 거의 회복했다. 그는 7월초 열린 리우올림픽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접영 100m, 200m, 개인 혼영 200m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생애 5번째 올림픽 출전이 확정됐다. 미국 남자 수영 사상 최초로 5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다. 펠프스는 15살 때 미국 수영 역사상 최연소로 올림픽(2000 시드니올림픽)에 참가했으며 2004 아테네올림픽 때 첫 메달을 따내는 등 6관왕에 올랐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는 출전한 8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하며 1972 뮌헨올림픽 때 마크 스피츠(미국)가 세운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을 경신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치료하기 위해 13살부터 수영을 시작했던 펠프스. 그는 아빠가 되고 처음 맞는 올림픽에서 접영 100m와 200m 종목 등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지금껏 접영 200m에서 올림픽 4연패를 이룬 선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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