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허위광고를 점검 못한 이유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제민주화넷과 청년광장 주최로 열린 '제2의 옥시를 막자' 집중서명운동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경제민주화넷과 청년광장 주최로 열린 '제2의 옥시를 막자' 집중서명운동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RB코리아)의 거라브 제인(47·인도) 전 대표 등 외국인 관계자들이 검찰의 서면조사에서도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최근 제인 전 대표를 비롯해 옥시 전·현직 임직원 5명에게서 모두 서면조사 답변서를 받아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제인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불리한 실험 결과 보고서를 은닉한 이유에 대해 "그런 적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대·호서대 교수에게 별도의 자문료를 지급한 경위에 대해선 "의뢰한 흡입독성 실험과 별도로 자문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고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제인 전 대표는 2010년 5월부터 2년간 옥시의 경영을 책임졌다. 서울대와 호서대의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실험 결과를 은폐·축소·조작하는 대가로 실험 교수에게 자문료 명목의 뒷돈을 건네도록 승인한 장본인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제인 전 대표 외에 다른 서면조사 대상자들은 대체로 "잘 모른다", "관여한 바 없다", "기억에 없다"는 등 책임회피성 답변을 반복했다.

특히 2003∼2005년 옥시의 마케팅을 담당했던 임원은 제품 용기에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허위 문구를 추가한 경위에 대해 "한국어를 못해 문구를 점검할 수 없었다"는 다소 황당한 대답을 내놨다.

이에 대해 검찰측은 "옥시 시스템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이들 가운데 2명은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온 뒤인 2011∼2012년께 미국 연구소등에 의뢰한 추가 독성실험에서 '나쁜 결과'가 나온 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이미 이 때부터 영국 본사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본사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 한국지사에 국한된 문제로 본사는 일절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서면조사를 통해 제인 전 대표 혐의 부분이 조금 더 명확해지는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1차 서면질의 답변 내용을 분석한 뒤 조만간 2차 서면질의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제인 전 대표는 최근 국내 변호인을 공식 선임해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경제 #사건/사고 #가습기 살균제 #옥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