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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킴 카다시안이 내 안의 내면화된 여성혐오를 깨닫게 만들었는가

  • Daryl Deino
  • 입력 2016.07.28 12:07
  • 수정 2017.07.28 14:12
ⓒShannon Stapleton / Reuters

나는 결코 여성을 증오하지 않는다. 성인이 된 이래 거의 언제나 나는 페미니스트들의 편에 섰다. 그러나 '킴 카다시안'이라는 이름이 나오면 나는 기겁했다. "난잡한 사람이야!" "관심 종자야!" "점점 살찌고 있어!" 나는 몇 년 동안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킴의 아버지가 O. J. 심슨 사건을 맡은 유명한 변호사 로버트 카다시안이었지만, 킴은 2007년에 가수 레이 J.와 찍은 섹스 테이프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큰 명성을 얻지 못했다. 나는 그 섹스 테이프가 별로 재미없다고 생각했고, 카다시안 본인은 부인하겠지만 그걸로 카다시안의 커리어가 시작되었다는 게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Keeping Up With The Kardashians' 쇼가 나왔다. 나는 이 쇼가 시시하고 한심하며 이 세상의 잘못된 점들을 모두 대표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매 화 시청했다. 자학이었을 수도 있겠다. 미워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팬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어떤 식으로도 팬이었다는 걸 부정할 것이다. 팬을 자청하는 사람들보다도 킴 카다시안과 그녀의 가족에 대해 더 많은 걸 알았지만 말이다.

카다시안이 대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남들과 마찬가지로 카다시안은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카다시안이 실제로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지?" 나는 동료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카다시안은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고 돈을 버는 재능이 있다는 옳은 답변을 했다.

킴 카다시안이 페이퍼 매거진에 엉덩이를 공개해 '인터넷을 폭파시켰을' 무렵, 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문제는 킴 카다시안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제는 우리 자신들, 우리가 생각하는 여성들이 행동해야 하는 방식에 있었다. 나는 카다시안의 사진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들이 사진 자체가 아닌 카다시안 본인을 비난하고 있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사람들은 카다시안이 나쁜 엄마다, 나쁜 사람이다, 여성 인권 운동을 100년 전으로 돌려놓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었다. 예상대로 인종 정치를 주입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킴 카다시안을 싫어하는 나마저도 그런 비난이 위선적이라고 느꼈다. 나는 솔직히 그 사진들이 싫었고 심하게 포토샵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 사진들의 가장 큰 잘못은 카다시안이 잘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카다시안을 겨냥한 불쾌한 언급들을 생각했고, 카다시안이 남성이었어도 같은 말을 들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카다시안에 대해 좋아하지 않는 점들을 지닌 남성이 있다면, 내가 그 남성을 싫어했을지 자문해 보았다. 그 중 가장 큰 점은 나르시스트라는 것이었다. 물론 남성을 나르시스트라고 부르는 일은 흔치 않다. 사람들이 최근에 남성을 두고 관심 종자라고 한 적이 있었나 생각해 보았다. 물론 카니예 웨스트 등 몇 명이 있긴 했지만, 같은 일이라도 여성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훨씬 더 심하고 악랄하다.

나는 카다시안의 대응도 좋았다. 피플에 의하면 카다시안은 사과하지 않고 더 강하게 나왔다.

"롤 모델로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이걸 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내게 있어 이건 예술 프로젝트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걸 내게 가르쳐주었다. 나는 정말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고 내 자신에게 만족했다. 사진도 마음에 든다. 내겐 좋았다. 다른 사람들도 이 사진들을 좋아하길 바란다."

왜 킴 카다시안 같은 여성이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즐기고, 자유를 느끼는 것으로 수치를 당해야 하는가? 나는 사람들이 프린스나 조지 마이클 등 내가 자라면서 봤던 남성 셀러브리티들이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과시했을 때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걸 기억한다. 지금까지도 여성들에겐 이중 잣대가 적용되고, 스스로의 섹슈얼리티를 편안하게 느끼는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공격에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는 다른 여성들이 동참한다는 것은 정말 안타깝다.

2014년에 인터넷을 폭파시킨 이래, 카다시안이 한 여러 가지 일들을 보며 나는 카다시안의 진가를 더욱 느꼈다. 여성 셀러브리티들이 끊임없이 신체를 가지고 수치를 받는 이 시대에, 카다시안은 출산 후 3개월 뒤인 올해 3월에 누드 셀카를 올렸다. 나는 상당히 용감하다고 생각했지만, 증오하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킴은 자신의 몸, 자신의 섹슈얼리티로 힘을 얻으며, 자기 자신이라는 게 편안하다고 느낀다고 세상에 답했다. 자신의 단점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으로 힘을 얻으며, 자신에 대해 누가 무슨 말을 하든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킴의 셀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킴의 발언은 젊은 여성들이 들을 필요가 있는 말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물론 킴 카다시안은 성자는 아니고, 그녀의 행동 중에는 미심쩍은 것들도 있다. 카다시안의 행동이나 작업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당신이 아직도 카다시안에게 여성혐오적 비난을 계속 던진다면, 문제가 있는 건 바로 당신이고 도움이 필요한 것도 당신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How Kim Kardashian Made Me Face My Own Internalized Misogyn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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