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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을 저격했던 존 힝클리가 35년 만에 석방된다

  • 박수진
  • 입력 2016.07.28 06:39
  • 수정 2016.07.28 06:41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던 저격범 존 힝클리(61)가 35년여 만에 영구 석방된다.

미 연방법원 폴 프리드먼 판사는 27일(현지시간) 힝클리가 1981년 레이건 전 대통령을 저격한 이후 수용돼온 워싱턴 남동부 세인트 엘리자베스 정신병원을 벗어나 고향인 버지니아 주에서 살도록 영구 석방하는 판결을 내렸다. 석방일은 오는 8월 5일이다.

1981년 3월 30일, 워싱턴 힐튼 호텔 앞에서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존 워녹 힝클리(당시 25세)를 둘러싸고 있다.

1984년 워싱턴 법정에 출석하는 존 힝클리

힝클리는 1981년 3월 30일 워싱턴 힐튼호텔 앞에서 레이건 당시 대통령에게 총을 쏴 상처를 입히고 제임스 브래디 백악관 대변인과 경호원, 경찰 등 다른 3명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그러나 그는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정신이상 판정을 받았고 무죄가 선고됐다.

의사들은 오랫동안 힝클리가 자신을 총격으로 내몰았던 정신병에 더이상 시달리지 않는다며 그의 석방을 법원에 요청해왔다.

실제 그가 병원을 벗어나 외출할 수 있었던 것은 2003년 말부터다. 프리드먼 판사는 극히 제한된 조건을 달아 힝클리가 병원을 떠나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의 부모 집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는 2006년에는 부모의 집에서 사흘 밤을 내리 보냈으며 최근에는 한 달 중 17일을 지낸 적도 있다.

2003년 11월 19일, 힝클리가 외출 허락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두하는 모습이 찍혔다.

이제 버지니아 주에서 영구적으로 살게 되는 힝클리에게는 몇 가지 행동 제약이 따른다. 먼저 그는 개인·집단 치료에 참여해야 한다. 운전은 할 수 있지만, 여행 반경은 제한된다. 언론은 만날 수 없으며 백악관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감시를 받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고향 방문 시 했던 것처럼 교회나 지역 정신병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할 수 있다. 그의 취미는 그림 그리기와 기타 연주, 사진찍기 등이라고 한다. 또 일자리를 얻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힝클리는 "TV 채널이나 돌리고 있고 싶지 않다"며 "일을 하고 싶다. 선량한 시민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고 법정기록은 전한다.

1981년 4월 1일, 당시 예일대 1학년이었던 배우 조디 포스터는 TV인터뷰에서 존 힝클리로부터 받은 여러 장의 러브레터에서는 레이건 대통령이나 테러를 예고하는 내용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힝클리의 석방 소식에 레이건 전 대통령의 딸인 패티 데이비스는 힝클리를 용서했지만, 그가 더 수감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데이비스는 이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목숨을 위협하는 총상을 입고 병원에 누워계셨을 때 아버지는 '내 치유 능력은 힝클리를 용서하려는 내 의지에 달렸다'고 말씀하셨다"며 "나 역시 용서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누군가를 마음속에서 용서한다고 해서 그들을 버지니아 주에 자유롭게 풀어놓고 그들이 여전히 갖고 있을지 모르는 어두운 생각들을 좇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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