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는 여타의 햄버거 매장에서는 만들지 않는 다양한 햄버거들을 선보여 왔다(하단 관련기사 참조). 이번에는 한 매장이 독특한 이름의 햄버거 패키지를 공개했다.
롯데리아 서울역사점에서 만들었던 '햄최몇팩'이다. 데리버거, 치킨버거, 불고기버거 3가지 햄버거를 6천 원에 판매하는 패키지다. '햄최몇'은 "햄버거 최대 몇 개까지 먹냐"의 줄임말으로,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유행해 방송에서도 사용됐던 단어다.
이 단어가 탄생하게 된 건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여성의 사진 때문이었다. 사진을 올린 이는 자신의 사진이라며 친구를 구한다고 말했고, 그 사진 아래에는 "햄버거 최대 몇개 드실 수 있나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후 유저들이 이 화면을 여기저기 퍼날랐고, '햄최몇'이라는 말은 유행하게 됐다.
그러나 이 사진 속 인물인 학생은 "내가 사진을 올린 적이 없고, 도용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이 사진을 도용당한 뒤 입었던 피해에 대해 설명하며 지난 3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호소문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햄최몇'이라는 수식어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당장 구글에 '햄최몇' 을 검색하면 "햄최몇, 햄벅녀 근황"이라는 글이 떴다. 이런 와중에 롯데리아 서울역사점에서 이런 이벤트를 진행했던 것이다.
이 학생은 이 이벤트를 홍보한 페이스북 페이지의 게시물에 직접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허프포스트는 이 학생에게 연락을 취했다. 아래는 이 학생과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Q. 댓글을 보니 롯데리아 지점에 연락을 했다고 했는데, 그 쪽의 반응은 어땠나?
A. 처음 저 사진을 접한 뒤 너무 화가 나서 본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다. 전 매장 진행 이벤트냐고 물었더니 서울역사점에서만 진행하는 이벤트라고 해 해당 지점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내가 사진을 도용당해 이런 비하 발언을 듣고 있는데, 이 이벤트로 인해 또 다시 언급되고 있다고 이벤트를 중지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시 본사로 전화를 했고, 본사 측에서는 "현재 얼굴 사진이 같이 도는 게 아닌데 문제가 되느냐"는 반응이었다. 이후 역사점에서는 "이벤트를 시작하고 나서야 '햄최몇'에 그런 의미가 있는 줄 알았다고, 죄송하다고 말하며 곧 이벤트를 내리겠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벤트를 만들고 난 이후에야 비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걸 알았다는 게, 내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Q. 혹시 이전에 사진을 도용당했을 때와 이유 없이 욕을 들었을 때 실제로 신고를 한 적이 있나?
A. 사이버수사대에 신고를 해 봤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또 고소를 섣불리 할 수 없던 게, 내가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한데 주위 어른들은 "고소를 준비하다 보면 네가 더 상처받을지 모른다"는 반응이다. 그냥 참고 있다.
Q. 3월에 호소문을 작성한 뒤 달라진 것이 있었나?
A. 그래도 '내 편'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아직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진짜 솔직히 고소를 하고 싶지만 하면 내가 힘들 것 같고, 나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분들이라면 전에 어떤 일을 했든 용서해 드리고 싶다.
허프포스트는 롯데리아 홍보팀에도 연락을 취했다. 롯데리아 측은 "전 매장의 프로모션이 아니었고, 한 점포에서만 진행된 것이었다"라며 "저렴한 가격에 많이 드린다는 의미였을 뿐 전혀 생각지도 못했으며 (누군가를 비하한다거나) 하는 의도는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역사점의 이 패키지는 다른 이벤트로 대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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