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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성우 교체로 일어난 페미니즘 논란의 나비효과

  • 박세회
  • 입력 2016.07.25 12:07
  • 수정 2016.07.25 13:22

지난 19일, 넥슨의 온라인 액션게임 ‘클로저스’에서 ‘티나’의 목소리를 맡았던 김자연 성우가 교체된 사건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커졌다.

웹툰 작가와 독자가 권력관계를 두고 싸우는가 하면, 한 정당이 번복 논평을 준비 중이고, 어떤 웹툰 작가는 해고될 위기에 놓였으며,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트위터에서 '메갈이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 마치 나비효과 같은 현상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지난 19일 넥슨인 자사의 게임 중 하나에 출연한 성우의 목소리를 교체하기로 결졍했다. 넥슨의 게임 클로저스 사용자들이 '티나' 역을 맡은 김자연 성우가 트위터에서 '메갈리아 4'에 후원금을 보내고 받은 티셔츠를 인증하며 응원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에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

아래는 김자연 성우가 인증한 티셔츠다.

이에 김자연 성우는 '(본인이 지지한) 메갈리아 페이스북 페이지는 최대한 미러링을 배제한 커뮤니티 활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들어 알고 있는 와중에, 유독 이 페이지만 자꾸 신고당하고 삭제당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메갈리아4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지난달쯤 녹음을 마쳤고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 그러니 부당해고라는 표현은 삼가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김자연 성우를 지지하는 게임 사용자들과 이름이 알려진 네이버, 다음, 레진 등에서 활동하는 웹툰 작가와 만화 번역가 등은 이와는 별개로 #넥슨_보이콧, #김자연 성우를_지지합니다란 해시태그를 통해 넥슨의 결정에 반발하거나 메갈리아 페이지의 지지에 동참했다.

이에 게임 사용자들과 웹툰 독자들의 반발도 거세게 일었다. 나무위키 등은 김자연 성우나 메갈리아를 지지한 이들의 명부를 만들었으며, 메갈리아에 반대하는 이들은 이 리스트에 적힌 작가들의 작품에 낮은 별점을 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격론을 벌였으며, 조선일보에 따르면 해당 웹툰 작가가 가장 많은 레진코믹스에 대해 환불·탈퇴 운동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웹툰 플랫폼 레진, 탑툰, 짬툰에 성인 콘텐츠를 제작해 공급하는 업체 AA미디어의 한 스토리 작가가 해고를 당할지도 모를 처지가 되기도 했다.

탑툰에 연재하는 '동창모임'의 스토리 작가인 '박달곰' 씨는 지난 22일 경 AA미디어에 근무하는데, 회의 중 AA미디어의 대표가 아래와 같은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메갈리아나 김자연 성우를 지지하는 것으로 등록된 작가들의 웹툰을 결제해 지지를 표했다는 내용이다.

이 발언으로 탑툰에서 독자들의 탈퇴행렬과 해당 웹툰에 대한 퇴출 압박이 이어졌으며, 이에 탑툰의 외주 업체 격인 AA 미디어의 김대현 대표는 '일베 메갈 등등 모든 반사회적 행위에 반대한다'며 해당 웹툰의 연재를 중단하고 박달곰 작가에 대한 처벌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박달곰 작가는 이에 자신이 올린 트윗이 대표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왜곡한 것이라며 사과의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한편 웹툰산업협회 이사장이자 '봄툰'의 대표인 임성환 씨는 '메갈리아가 무슨 페미니즘이냐 ? 그렇게 말 하는건 페미니즘에 대한 모독이다'라며 '만약 이들이 용인 되는 조직이라면 내가 떠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메갈리아에 대한 독자들의 반박을 대하는 과정에서 독자들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사과를 한 것은 박달곰 작가 뿐이 아니다.

레진 코믹스에서 애제자를 그리고 있는 김영조 작가는 독자들에게 한 아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올리기도 했다.

아래는 25일 오전에 올라온 해당 작가의 사과다.

작가와 독자의 대립에서 독자들에게 과격하게 대응한 이들과는 별개로 페미니즘 이슈를 두고 아직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트위터 등에서는 웹툰 작가들에게 '메갈리아'에 대한 작가의 견해를 묻는 이들의 트윗이 이어지고 있으며 몇몇 작가들은 '#내가메갈이다'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인증하고 있다.

한편 포커스에 따르면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가 '메갈리아'를 옹호했단 지적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한창민 대변인은 25일 "상무위원회 자체에서 논평을 내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 20일 넥슨의 결정이 부당하며, 이러한 결정은 철회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한 바 있다.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는 넥슨의 결정이 부당하며, 이러한 결정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출연료는 지불했으니 넥슨의 조치가 나쁜 것은 아니지 않냐”고 말한다. 하지만 자신의 직업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의 노동으로 빚어진 결실이 부당한 사유로 배제되는 것에 마음 아파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정치적 의견은 그 개인의 직업 활동을 제약하는 근거가 될 수 없으며, 그것을 이유로 직업활동에서 배제되는 것은 부당하다.

-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 논평 (2016.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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