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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유통기한을 대체할 '스마트 포장' 개발 계획을 세웠다

  • 박수진
  • 입력 2016.07.22 11:44
  • 수정 2016.07.22 11:46

독일은 매년 11,000톤의 식량을 버린다. 농무부 장관 크리스티안 슈미트는 2030년까지 이 양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보수당인 기독사회당 소속인 슈미트는 2014년에 독일 농무부 장관이 되었다.

슈미트 장관은 식품에 표기된 유통기한이 식량 낭비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먹을 수 있는데도 버려지는 식량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슈미트 장관의 계획은 식품에 스마트 패키징을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식품이 먹을 수 없게 되는 때를 알려주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요거트 컵 속에 컴퓨터 칩을 넣어 먹어도 되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슈미트는 식품의 신선도를 파악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겠다는 자신의 목표를 위한 연구 프로젝트와 스타트업들에 1천만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허프포스트 독일판이 슈미트를 만나 그의 '쓰레기가 되기엔 너무 좋은'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 마지막으로 멀쩡한 음식을 버린 게 언제인가?

= 반만 남은 비스킷이었는데 다 먹을 수가 없었다. 보통은 싸가지고 온다. 나는 스스로에게 엄격하다.

- 이젠 그렇게 말해야겠지 않나

= 아니, 나는 음식을 버릴 때면 언제나 죄책감을 느낀다. 제빵사의 가족으로 자란 사람으로서, 나는 그렇게 배우며 자랐다. 빵은 버리는 게 아니다. 그리고 나는 음식을 쉽게 버리지 않던 때에 자랐다. 우리는 음식을 고맙게 받아들이던 때로 돌아가야 한다.

- 젊은 세대들은 낭비를 더 많이 하나?

= 그렇다. 세대차가 있다. 60세 이상인 사람들은 30세 미만인 사람들보다 음식을 적게 버린다.

-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 풍부하다는 생각이 있어서다. 사람들은 더 이상 음식을 아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음식을 버리는 게 거의 일상적인 일이 됐다. 그래서 나는 영양 교육을 커리큘럼에 깊게 뿌리내리게 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우리에겐 음식에 대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 어린이 교육이 식량 낭비 문제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 때로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부모들을 키운다. 그게 좋을 때도 있다. 우리에겐 음식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는 의식 있는 소비자들이 필요하다. 음식은 쓰레기통이 아닌 입과 뱃속으로 가야 한다.

- 정말 그렇게 간단한 일인가? 버려지는 음식 중 상당 부분은 가정에서 나온다.

= 독일 사람들은 매년 1인당 평균 82kg의 음식을 버린다. 너무나 많은 양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식량 낭비에 맞서 싸워야 하며, 이를 통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소비자들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다. 예를 들어, 우리는 ‘포장 문화’ 속에 살고 있다. 모든 것이 포장되어 팔린다. 그러나 모든 포장 크기가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 혹은 금방 먹을 수 있는 분량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작은 포장에는 든 게 없어서 사람들은 큰 포장을 산다. 그래서 버리는 음식이 늘어난다. 내 목표는 2030년까지 식량 낭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 약 3개월 전 당신은 유통기한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들이 슈퍼마켓에서 변화를 느끼게 되는 건 언제일까?

= 혁신 펀딩 프로그램의 일부로, 현재 ‘스마트 포장’ 개발 등에 투자할 약 1천만 유로가 있다. 이런 포장은 음식의 질에 대한 정보를 보여주게 되며, 장기적으로는 포장에 인쇄된 만기일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썩지 않는 커피, 면, 밀가루 등의 제품에는 만기 일자가 표기되지 않아야 한다. 나는 이 일을 EU 수준에서 진행하고 있다. 업계와 이야기를 나누고 특정 식품에 만기 일자를 표기하는 기준을 만들 것이다. 앞으로 2년 안에 개혁이 시작되리라 본다.

- 이 결정이 브렉시트로 미뤄질 수 있을까?

=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모든 이슈에 영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솔직히 만기일 이슈에는 저작권이 없다. 영국이 참여하고 싶다면 나로선 아무 문제도 없다. EU에 남은 27개국은 그와는 상관없이 이 이슈를 추진할 것이다.

- 프랑스가 한 걸음 앞서나갔다. 프랑스 슈퍼마켓들은 이제 아무것도 버릴 수 없다. 썩을 수 있는 음식은 기부해야 하고, 썩고 있는 음식은 비료로 만들거나 처리해서 동물 사료로 써야 한다. 독일에서 그와 비슷한 변화를 원하는 독일인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 독일에는 그런 법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첫째, 독일 슈퍼마켓들은 프랑스 슈퍼마켓에 비해 만기일 직전의 음식을 사회 기관에 주는 비율이 훨씬 더 높다. 여기에 지나친 규제를 할 필요는 없다. 둘째, 규제 변화는 과잉 등 근본 문제에는 아무 변화도 주지 못한다. 먹을 수 있는데도 버려지는 음식이 너무나 많다.

- 2030년까지 식량 낭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걸로 충분한가? 독일은 이 목표를 UN에 천명한 바 있다.

= 식량 낭비 감소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걸고 우리는 기업과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수백 건의 의견과 아이디어가 있었다. 즐겁고 또한 놀라웠다. 7월 초에 새로운 대회가 시작되었다.

독일에서는 이미 자원 봉사, 특이한 사업 아이디어, 거래 혁신, 미식, 식량 생산 등을 통해서 식량 낭비와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이러한 참여를 강화하고 촉진하고 싶다. ‘버리기엔 너무 좋아’를 식량 낭비에 맞서는 국가적 전략으로 키울 것이다. 그러려면 여러 주의 사람들, NGO들, 식품 업계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허프포스트 독일판의 Kühner Plan: Bundeslandwirtschaftsminister Schmidt will das Konsumverhalten der Deutschen verändern을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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