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보위의 예술 컬렉션이 경매에 나온다(화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그림이든 음악이든, 무엇에서든 규범에서 벗어나고 관습을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매혹되었다. 그들이 내 영웅이었다.” 데이비드 보위가 1992년에 라이프에 했던 말이다.

보위는 우리가 음악을 받아들이는 방식, 음악과 퍼포먼스, 정체성, 표현의 관계에 혁신을 일으킨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보위는 그 스스로가 평생에 걸쳐 예술의 옹호자이기도 했다. 그는 뮤지션으로서 커리어를 확립하기 전에 미술 학교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그리고 평생 뛰어난 안목을 가지고 열성적으로 예술품을 수집했다. 보위가 수집한 작품은 400점이 넘는다.

2016년 11월에 소더비는 세 번에 걸쳐 ‘보위/컬렉터(Bowie/Collector)’라는 경매를 열 계획이다. 보위의 개인 컬렉션이 대중을 대상으로 전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Damien Hirst, “Beautiful, Shattering, Slashing, Violent, Pinky, Hacking, Sphincter Painting,” 1995 Household gloss on canvas

“데이비드 보위는 분명 자신이 사랑하고 자신이 관심을 가진 것들을 구입했다. 열렬한 독자였던 그는 예술 책들을 잔뜩 읽었기 때문에 예술품을 보고 이해할 줄을 알았다. 그는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작품들을 구입했다.” 소더비의 현대 영국 미술 담당 프란세스 크리스티가 허핑턴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보위의 방대하고 다양한 컬렉션은 현대 및 동시대 영국 미술가들의 여러 작품들을 아우른다. 스탠리 스펜서, 패트릭 콜필드, 피터 래니언, 그레이엄 서덜랜드, 프랭크 아우어바흐 등이다. 미술계의 수퍼스타 데미언 허스트와 장 미쉘 바스키아도 있다.

“그의 미술 컬렉션이 그가 만들었던 음악과 예술과 비슷한 점은 그가 쏟은 에너지인 것 같다. 그는 굉장히 열정적인 컬렉터였다. 그가 프랭크 아우어바흐의 작품에 대해 했던 말은 유명하다. ‘맙소사, 그래! 나는 저런 모습 같은 소리를 내고 싶어…’” 크리스티의 설명이다.

초현실주의자들, 제도권 미순 바깥에서 독학한 작가들의 아웃사이더 아트도 제법 들어있다. 보위는 특히 아트 세라피를 치료법으로 사용하는 비엔나의 구깅 정신병원의 환자들로 이루어진 ‘구깅 그룹’에 흥미를 느꼈다.

Frank Auerbach, “Head of Gerda Boehm,” 1965 Oil on board

크리스티는 이 컬렉션은 전반적인 영국 문화에 대한 독특한 시각, 역사상 가장 창조적이었던 사람들 중 한 명의 심미적 취향을 보여주는 것이라 한다.

특히 두드러지는 이미지가 있는지 묻자 크리스티는 언뜻 보기에는 보위의 취향에는 너무 엄숙해 보이는 그림을 골랐다. “하나를 고르자면 자일스 스트레이치의 놀라운 그림을 고르겠다. 작가 겸 전기작가였던 그는 블룸즈버리 그룹의 일원으로, 버지니아 울프, 바네사 벨, 미술 평론가 로저 프라이, 경제학자 존 케인즈 등과 친구였다.”

“20세기 초반 영국 미술가 헨리 램의 그림인데, 소묘 실력이 대단하다. 심각한 작품이라 보위의 컬렉션 같지 않을 수 있지만, 그의 컬렉션과 자신이 수집한 작품들에 대한 그의 강렬한 흥미를 알게 될수록 저 작품이 여기 있다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언제나 혁신적이었던 보위가 이런 전통적인 작품을 골랐다는 게 오히려 충격적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