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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태아는 언제부터 사람일까?

임신 6개월 차 주부 김모(31)씨는 20일 민간 건설사가 분양하는 아파트 청약신청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뱃속에 든 태아를 부양가족에 포함할지 빼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주부 박모(30)씨도 지난해 연말정산시 부양가족공제 항목에 태아를 포함해서 신청해야 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이처럼 태아가 실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데 반해 법적 지위가 정리되지 않아서 많은 사람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민법상 태아는 자연인으로 볼 수 없어 법적 지위가 없지만 상속권, 손해배상에서는 예외를 인정한다.

상속과 손해배상에서 태아의 법적 지위를 이미 출생한 자녀로 규정, 정상적으로 태어난다는 가정하에 뱃속에서도 권리를 가진다.

그러나 소득세법에서는 태아를 가족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부양가족 공제 대상에서 태아는 배제된다.

많은 사람이 가입하는 태아보험 역시 태아가 기본공제 대상에 포함 안 돼 출생 전 보험료는 연말정산에서 공제받을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이 혼란스러워하는 아파트 청약할 때는 태아를 어떻게 인정할까.

LH에 따르면 공공아파트 일반청약과 신혼부부, 다자녀 특별분양에서는 태아를 부양가족으로 인정, 청약가점을 받을 수 있다.

애초 태아는 부양가족 점수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출산장려 정책 차원에서 자녀를 한 명이라도 더 둔 사람에게 혜택을 주고자 부양가족에 포함하도록 했다.

그러나 민간 건설사가 분양하는 아파트의 일반청약 등에선 태아를 부양가족으로 보지 않는다.

개인파산으로 회생절차를 밟을 때도 태아는 중요하다.

법적지위는 없지만 변제기일과 출산일을 고려해 태아를 부양가족으로 인정하는 판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개인회생 변제금을 산정할 때 최소생계비를 빼고 계산하기 때문에 부양가족 수는 상당히 중요하다.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생계비가 증가하고 변제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부양가족을 최대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

황윤상 법무법인 저스티스 변호사는 "민법상 원칙적으로 태아를 자연인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상속권 등에서 법적 지위를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예외를 두고 있다"며 "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특별 규정을 만들어서 예외를 두고 있으니 태아의 권리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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