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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무슬림인 나는 무슬림 커뮤니티가 무섭다

지구에는 16억 명이 넘는 무슬림이 있고, 그들 대다수는 나와 마찬가지로 비폭력적이고 평화롭다는 걸 난 안다. 이 사실은 게이 남성인 내게는 전혀 위안이 되지 못한다. 무슬림 커뮤니티 안에서 LGBTQ에 대한 증오가 만연하다는 걸 직접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이 동성애 혐오의 종교라면, 무슬림들은 이슬람이 평화의 종교라고 주장할 수 없다. 둘 다를 가질 수는 없다. 동성애 혐오의 종교가 된다면 사람들이 죽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 Shawn Ahmed
  • 입력 2016.07.20 07:04
  • 수정 2017.07.21 14:12
ⓒShawn Ahmed

6월 12일에 오마르 마틴이라는 무슬림 남성이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LGBTQ 나이트클럽에서 49명을 사살하고 53명을 다치게 했다. 토론토에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해야 범인을 규탄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에 간단한 표현을 올린 것이 나를 전세계 무슬림 수백 명의 증오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게이임을 공개한 무슬림의 삶이란 이렇다.

"나는 네가 올랜도의 그 클럽에 있지 않았다는 게 슬프다." 한 남성이 트위터에 쓴 글이다. 그는 "좋은 하루 되길"이라고 끝맺음하며 스마일도 달았다. 다른 사람은 "제발 버스에 치길."이라고 썼다. 어느 무슬림은 "나는 너를 돌로 쳐죽이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을 거야."라고 트윗했다. "지옥에 가실 준비를 하십시오."라고 공손하게 경고한 사람도 있었다.

게이임을 공개한 무슬림으로서, 나는 무슬림 커뮤니티가 무섭다. 무슬림으로서, 나는 그런 테러 행위가 이슬람을 반영하는 게 아님을 안다. 지구에는 16억 명이 넘는 무슬림이 있고, 그들 대다수는 나와 마찬가지로 비폭력적이고 평화롭다는 걸 난 안다. 이 사실은 게이 남성인 내게는 전혀 위안이 되지 못한다. 무슬림 커뮤니티 안에서 LGBTQ에 대한 증오가 만연하다는 걸 직접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이 동성애 혐오의 종교라면, 무슬림들은 이슬람이 평화의 종교라고 주장할 수 없다.

둘 다를 가질 수는 없다. 동성애 혐오의 종교가 된다면 사람들이 죽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ISIS가 건물 옥상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사람들, 오마르 마틴 같은 무슬림들이 냉혹하게 쏘아죽이는 사람들, 집안에서 칼로 난도질 당해 죽는 사람들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무슬림들은 마음속의, 혀끝의 동성애 혐오로 사람들을 죽인다. 동성애 혐오는 LGBTQ 무슬림들이 스스로를 미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 혐오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내게는 너무나 친숙한 진실이며 나 역시 생명을 잃을 뻔했다.

자라면서 나는 내가 게이라는 걸 부정하는 게 쉽다는 걸 발견했다. 이민자인 나의 부모님은 전통적인 방글라데시 무슬림의 가치에 따라 자녀들을 키우려고 최선을 다했다. 돼지고기, 알코올, 심지어 (이성간의) 데이트까지 전부 금지였다. 고등학교 때는 여자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는 게 내가 착하고 순종적인 아들이라 그런 거라고 생각해버렸다. 토론토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처음으로 나와 살게 되자, 나는 전통 무슬림 가치를 지닌 채 기숙사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다. 여기엔 내가 무슬림 커뮤니티에서 배운 동성애 혐오도 포함돼 있었다.

캠퍼스는 악의 소굴이었다. 복도에는 온통 무지개색 '긍정적인 공간'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나는 역겨웠다. 어떻게 퀴어들이 이렇게 많을 수가 있지? 수치도 모르나? 왜 저렇게 드러내야 해? 그때의 내가 몰랐던, 그리고 지금도 많은 무슬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LGBTQ라는 사실을 드러내놓고 자랑스러워 하면 상대가 공감을 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무슬림 커뮤니티에서는 커밍아웃할 정도의 용기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아서,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LGBTQ 이슈를 동떨어진 '서방'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추상적으로 증오하기란 쉽다.

공개적이고 떳떳한 LGBTQ들을 대면하게 되자, 나는 증오와 사랑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나는 사랑을 선택했다. 나는 내가 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내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았을 때 사랑을 선택했다. 알라에겐 99가지의 이름이 있는데 그 중에 편견, 증오, 동성애 혐오는 없지만 사랑은 있기 때문에 나는 사랑을 선택했다. 자신의 인종적, 종교적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포용하는 것이 인종 차별과 이슬람 혐오의 표적으로 만들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자랑스러워하는 무슬림들이 많다. 많은 무슬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LGBTQ들은 동성애 혐오, 트랜스 혐오, 양성애 혐오를 겪지만, 그와 똑같은 프라이드가 LGBTQ의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이다.

오마르 마틴의 테러 행위는 우리가 게이임을 드러내고 자랑스러워하면 아직도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게이임을 드러낸 무슬림으로서, 나는 무슬림 커뮤니티 안에서 표적이라는 걸 안다. 어쩌면 언젠가 그것 때문에 죽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자신을 공개하고 자랑스러워함으로써, 무슬림들은 선택을 해야 한다. 그들은 나를 사랑하거나 증오하기를 선택해야 한다. 그들이 사랑을 선택한다면 그들은 게이 커뮤니티와 무슬림 커뮤니티가 공유하는 진실이 있다는 걸 보게 될 것이다. 두 커뮤니티 모두 생명은 귀중하다고 믿고, 관용이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한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골랐다. 사랑이 승리하니까.

허핑턴포스트US의 As An Openly Gay Muslim, I'm Terrified Of The Muslim Communit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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