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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CJ헬로비전 합병의 최종 불허로 케이블TV 업계도 위기에 빠졌다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헬로비전 본사 내 모습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헬로비전 본사 내 모습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을 최종적으로 불허함에 따라 그동안 하락세를 걸어왔던 케이블TV 업계도 사면초가에 빠졌다.

최근 가입자 유출로 방송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해진 케이블TV 업계가 인수합병(M&A)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부터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권역별로 안정적인 시장 상황에 기대다 보니 IP(인터넷)TV 등에 밀리면서도 별다른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분석과 함께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입자수·방송매출↓…"M&A 돌파구 될 줄 알았더니"

케이블TV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감소세다다. 지난 2월 말 현재 1천442만명으로 2014년 말(1천468만명)보다 1.8% 줄었다. 2014년에는 전년의 1천485만명보다 1.1% 감소했다.

이에 비해 IPTV 가입자는 올해 4월 말 현재 총 1천308만여 명으로, 2014년 1천84만명보다 20.7% 늘었다.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도 2014년 말 426만명에서 올해 3월 431만명으로 1.2% 증가했다.

가입자가 줄면서 케이블TV의 방송매출도 지난해 2조2천590억원으로 전년보다 3.7% 줄었다. 반면 IPTV의 지난해 방송매출은 1조9천88억원으로 전년보다 28.3%나 급증했다.

이처럼 경영난이 가중된 상황에서 케이블TV 업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케이블TV 업계 점유율 1위인 CJ헬로비전의 합병 결과에 따라 딜라이브 등 매각을 추진 중인 기타 유료방송사업자의 향방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 관계자는 "케이블 업계는 규모와 지역 사업자로서의 한계 등으로 인해 유료방송 가입자 및 매출 감소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구조개편이 필요하다"며 "인수합병 불허로 경쟁력 확보 방안이 요원해졌다"고 토로했다.

CJ헬로비전도 입장자료에서 "공정위의 심의 결과는 존중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케이블TV 산업이 처한 현실과 미디어 산업 미래를 고려할 때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CJ헬로비전은 이어 "내부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해 경영정상화에 집중하겠으며, 이후 대응 방안은 다각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 결정, 케이블TV M&A 기준 될까…'시장 위축' 우려

공정위는 이번 심사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결합하면 전국 23개 권역 중 21곳에서 CJ헬로비전이 가입자 1위로 시장 지배적 지위가 강화된다고 판단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이에 대해 전국 단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IPTV 사업자보다 중소 케이블TV 사업자를 더 규제하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의 권역별 점유율 논리대로라면 기타 권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머지 유료방송사들과 통신사의 결합도 요원해질 가능성이 크다.

2015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보고서에 공개된 유료방송사별 점유율 1위 구역 현황을 보면 CJ헬로비전이 19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티브로드(16곳), 딜라이브(옛 씨앤앰·14곳), KT계열(9곳), 현대HCN(7곳) 등 순이다.

이 가운데 CJ헬로비전 외에 딜라이브도 지난해 초부터 매각을 추진해왔다. 현대HCN도 회사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매각설이 돌아왔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의회는 이날 성명에서 "정부는 지역방송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케이블TV를 대형 통신사와의 무차별 경쟁에 방치하는 것도 모자라 일부 사업자의 인수합병을 통한 자구노력도 차단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업계는 조속한 시일 내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해 위기 극복 대책을 수립하고 정부에 지원방안을 요구할 방침"이라며 업계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 방송통신 공정경쟁 정책 도입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기준이 된다면 사고자 하는 사람도, 팔고자 하는 사람도 부담스럽고 위축되는 상황"이라며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시대 흐름에도 역행한다"고 반박했다.

반면 지상파 방송사 협의체인 방송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방송통신 시장의 공정거래를 보장하고 시청자·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한 합리적인 판단"이라며 "인수합병이 이뤄졌다면 방송시장은 SKT와 CJ 두 재벌 대기업에 의해 황폐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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