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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총선백서'에 나타나 7가지 패인은 다음과 같다

  • 원성윤
  • 입력 2016.07.18 11:04
  • 수정 2016.07.18 11:10
ⓒ연합뉴스

새누리당이 4·13 총선 패배의 원인을 되짚어본 ‘국민백서-국민에게 묻고 국민이 답하다’를 공개했다. 백서는 청와대의 무리한 정책 추진과 불통, 공천 파동에 관한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과오를 부각했다. 그러나 ‘막장 공천’을 주도한 친박계의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은 채 ‘계파 갈등’이라는 양비론으로 핵심을 비켜갔다는 비판이 나왔다.

291쪽 분량인 백서는 새누리당의 총선 패인을 △계파 갈등 △불통 △자만 △무능 △공감 부재 △거짓 쇼 △3당 구도 등 7개로 요약했다. 유권자와 당원, 각계 전문가, 당 사무처 직원 등의 인터뷰가 담긴 백서에서 청와대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주된 패인 제공자로 지목됐다.

백서는 “(국민은)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으로 불통 이미지가 뚜렷하게 각인됐고, 이 말로 인해 친박과 비박 간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데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적었다.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대통령이 친박과 비박을 갈랐다”, “창조경제같이 희화화된 소재를 밀어붙였는데 이만큼 표를 얻은 것은 참패가 아닌 ‘성공’이다”, “세월호 사태와 국정교과서, 테러방지법, 위안부 합의 등 말도 안 되는 일을 지켜보며 정부와 줄을 잡고 있는 새누리당은 답이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인명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백서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결국 탈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구변경지역 1일차 공천신청자 면접에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등 공관위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한구 전 공관위원장은 막장 공천의 주역으로 꼽혔다. 서울의 한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익명으로 실린 인터뷰에서 “이한구 전 위원장의 독단이 민심 이반의 원인으로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이한구 주연에, 뒤에 있는 감독은 ‘야당 분열로 어떤 공천을 해도 과반을 넘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해 참패를 불렀다”고 했다.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가 밀어붙인 공천 의결을 거부하며 부산 영도행을 택했던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해서도 “추태의 절정”, “180석 확보 망언” 등의 타박이 시민 인터뷰 형식으로 실렸다.

하지만 공천 갈등의 주축인 친박계에 관한 내용은 현저히 적었다. ‘진박 마케팅’을 주도한 최경환 의원이나 막말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 공천 당시 당내 서열 2위로 최고위원회를 ‘봉숭아학당’으로 전락시킨 데서 자유롭지 못한 서청원 의원 등은 실명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일부 인터뷰에서 “진박 마케팅은 아주 안 좋았다”, “진박 감별사가 돌아다니며 공천이 망가지기 시작했다”는 정도로 언급된 게 전부였다. 친박계에선 백서에서 친박 책임론이 부각되면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하는 서청원 의원의 출마 명분이 약해지는 등 당권 장악에 걸림돌이 될까 우려해 왔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백서는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가감없이 담겠다”(당 관계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총선 뒤 쏟아져 나온 각종 매체의 내용들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데 그쳤다. 당내에서는 “백서가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비박 계파에 미칠 파장을 너무 의식해 면밀한 분석이나 책임 규명이란 결론까지는 접근하지 못했다”, “책임의 경중을 따지지 않았다”는 말이 나왔다.

비박계 당 대표 주자들은 반발했다.

정병국 의원은 “국민 백서가 참패의 원인을 인정하지 않고 (친박)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했다. 당 대표가 되면 진실을 담은 백서를 재발간하겠다”고 밝혔다. 김용태 의원도 “막장 공천의 책임을 친박이 버린 이한구 한 사람에게 지우고 이를 가능하게 했던 구조적 배후에 관해선 언급이 없다. 이걸로 서청원 의원 등 친박 패권 몸통에게 면죄부가 발부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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