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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쥐들이 갇혀있는 우리는 쥐와 과학을 위해서 더 커져야 한다

Researcher Natassia Vieira holds a lab rat that is used for stem cells research at the Sao Paulo University Human Genome Research Center in Sao Paulo, Monday, March 3, 2008. Brazilian church officials urged the Supreme Court on Friday to reject embryonic stem cell research in the world's largest Roman Catholic country, a week before the justices consider a ban on such research. (AP Photo/Andre Penner)
Researcher Natassia Vieira holds a lab rat that is used for stem cells research at the Sao Paulo University Human Genome Research Center in Sao Paulo, Monday, March 3, 2008. Brazilian church officials urged the Supreme Court on Friday to reject embryonic stem cell research in the world's largest Roman Catholic country, a week before the justices consider a ban on such research. (AP Photo/Andre Penner) ⓒAP

심장병, 암, 치매 등 여러 치명적인 질병 치료의 주요 발전은 쥐 등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덕택에 가능했다. 사실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모든 약, 치료, 의료 장비, 진료 수단, 치유는 연구실 동물들의 도움으로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솔직히, 연구실의 쥐의 입장에선 별로 재미있지 않을 것이다. 주거 환경도 문제의 일부일지 모르겠다. 보통 연구실의 쥐는 너무 작아서 기어오르거나 땅을 파고 들어가기는커녕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작은 우리에서 평생을 산다.

그리고 6월 29일에 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발표된 연구실 쥐 행동 연구에 의하면 그렇게 가둬두는 것은 동물들의 후생에 좋지 않을뿐더러 쥐를 사용한 연구의 신뢰성도 떨어진다고 한다.

“이 동물들은 ‘정상’이 아니므로 ‘비정상적’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연구간의 재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일반적인 ‘쥐들’이 아닌 각 연구에 사용된 특정 동물들에만 해당되는 특이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에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의 조앤나 마코우스카 박사가 허핑턴 포스트에 보낸 이메일 내용이다.

마코우스카와 같은 대학교 동물 복지 전문가 댄 위어리 박사는 일반적인 플라스틱 우리(45 × 24 × 20 cm)의 쥐와 파고들 수 있는 흙이 있는 더 큰 철사 우리(91 × 64 × 125 cm)의 쥐의 행동을 비교했다.

더 크고 ‘어느 정도 자연을 닮은’ 우리 속의 쥐들은 기어오르고, 파고들고, 똑바로 서 있는 행동을 많이 보였다. 일반적인 우리의 쥐들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일반 우리의 쥐들이 큰 우리의 쥐들에 비해 몸을 쭉 펴는 기지개 행동을 9배 더 많이 함을 발견했다.

마코우스카와 위어리가 논문에 썼듯이, 기지개를 자주 켜는 것은 ‘일반적인 우리에서 행동이 제약되어 생기는 뻣뻣함과 자세 관련 스트레스에 대한 교정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분명 불편할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우리에 있는 쥐들이 몸이 성치 않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걸까?

2004년에 ‘동물들이 원하는 것: 연구실 동물 복지 전문 지식과 옹호’라는 책을 낸 샌프랜시스코의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연구실 동물 수의사인 래리 카본 박사는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아직 없다고 말한다.

“어떤 식으로든 갇혀 있으면 기회는 제한되지만, 또한 식량 부족, 극단적인 기후, 포식자 등 쥐들이 원하지 않는 것 역시 제한된다. 그러므로 이런 제한들이 동물들의 복지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카본이 허프포스트에 이메일을 보내 밝혔다.

연구실 쥐의 삶에서 좋지 않은 건 좁은 우리만이 아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일부 연구실이 유지하는 낮은 기온 때문에 쥐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실험 중에 쥐들은 주사, 외과적 수술, 안락사 등 온갖 일을 겪는다.

연구실 쥐들에 대한 법적인 보호는 복잡하다. 연구실 동물의 처우에 대한 연방 규제가 있긴 하다. 그러나 중요한 동물 복지법은 전반적으로 온혈 동물들의 후생을 보호하지만, 새와 쥐(rat과 mouse)는 예외다.

미국의 여러 연구실에 어마어마한 수의 설치류와 기타 보호 받지 못하는 동물들이 있음을 생각할 때, 이런 예외는 현실성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마코우스카는 다른 이유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쥐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쥐는 다른 (더 크고 귀여운) 포유류들에 비해 저평가 받는다. 전염병을 옮긴다는 비난도 받았다(마침 최근에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게 밝혀졌다). 유해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 책, 만화에서 끊임없이 나쁘게 묘사되고, 악의의 상징으로 등장하곤 한다.”

카본은 이 연구는 연구실에서 동물들을 사육하는 방식에 대한 규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동물 사용을 통해 우수하고 유용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동물 복지 기준을 맞추려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코우스카는 설치류도 더 매력적인 동물들과 똑같은 윤리적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더 많은 연구와 더 큰 우리를 촉구했다.

허핑턴포스트US의 Lab Rats’ Cramped Cages Called Bad For Animals And Science Too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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