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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답답한 '브래지어'를 입는 이유는 여성의 가슴을 '몸'이 아닌 '성적인 것'으로 보는 시선 때문이다

ⓒgettyimagesbank

여성으로 태어나면 10세 초반부터 마치 '당연한 것처럼' '응당 그래야 하는 것처럼' 브래지어를 입는다.

그런데..........이게 정말...

당연한 일일까??

일단, 많은 여성은 '예쁜 가슴 모양'을 위해서 브래지어를 입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래지어를 입지 않으면 '가슴이 처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헬스조선에 따르면, 브래지어가 가슴 모양을 예쁘게 해주는 것은 '17세 이하의 성장기'에만 적용될 뿐 그 이후로는 24시간 노브라로 생활해도 본래의 모양이 바뀌지는 않는다.

서울 강남의 엔제림 바람 성형외과 심형보 원장은 “17세 이하 성장기에는 브래지어가 가슴 모양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후에는 물리적 압박이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가슴 모양과 탄력은 선천적인 요소와 호르몬 분비, 노화, 심한 체중감소, 출산 횟수에 달려있다”고 말했다.(헬스조선 2008년 8월 28일)

과학동아 역시 가슴이 처지는 주원인은 '노화'라고 지적한다. 브래지어로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이가 들면, 유방 피부가 탄력을 잃어 가슴이 처진다. 폐경으로 여성호르몬과 프로게스테론이 감소해 유방이 퇴화하면서 처지기도 한다. 브래지어가 아무리 유방의 하중을 덜어준다고 해도, 나이가 들어서 처지는 것까지 막아주지는 못한다.(과학동아 2014년 1월)

그리고, 오히려 '노브라'는 건강에 무척(!!!) 좋다.

동아일보SBS 스페셜 '브래지어에 대한 진실' 내용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여성이 브래지어를 했을 경우 벗었을 때보다 혈류 흐름이 30% 감소하고 체온이 최고 3도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브래지어를 착용하면 답답하고 소화가 안 된다는 것이 그저 심리적인 요인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가슴에 압박이 없어져 임파액의 흐름이 원활해진다. 유방 조직 세포에 산소가 많이 공급되고 독성 노폐물이 잘 빠져 돌연변이 세포가 생길 가능성이 적어진다.

또 유방의 온도가 체온보다 높아지지 않아 좋다. 유방은 인체의 외부기관으로 체온보다 낮아야 한다.(헬스조선 2008년 8월 28일)

경향신문

그런데도 거의 모든 여성이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은 여성의 가슴을 있는 그대로의 '몸'이 아닌 성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의 영향이 크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있는 그대로 ‘몸’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외모 관리’ 때문이라고 말한다. 로라 멀비는 자신의 책 ‘페미니즘/여성/영화’에서 “남성을 시선의 주체로, 여성을 시선의 타자로 위치시키는 이분법은 여성을 남성의 시선, 즉 성적 욕망 ·감시·판단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한다.

현대 여성들은 자신도 ‘욕망을 가진 주체’이며 ‘자신이 몸의 주인’임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여성 운동의 흐름도 ‘성’을 강조하는 소비문화와 맞물리면서 여성 외모의 기준을 ‘섹시함’으로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 묻히고 있다. 브래지어를 안 하고 다니는 것을 개인의 자유가 아닌, ‘성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경향신문 2014년 8월 27일)

결국, 2014년 홍대 인근에서 '노브라 시위'를 개최한 주해은 씨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 말이 핵심이다.

"브래지어를 하든 말든 그것은 여성의 자유다"

브래지어에 대한 궁금증 3가지

Q. 브래지어는 언제부터 하기 시작한 거지?

A. 10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현대적인 브래지어의 역사는 100여 년에 불과하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여성들은 천이나 가죽 밴드로 가슴을 고정하는 ‘아포대즘’을 착용했다. 중세시대 사라졌던 관습은 르네상스 시대 ‘코르셋’으로 부활했다. 1913년 뉴욕 사교계의 메리 펠프스 제이콥스가 실크 드레스 속에 입을 속옷을 개발한 것이 ‘브래지어’의 시초로 알려졌다. 속옷, 갑옷 등의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브래지어’는 코르셋을 밀어냈다. 우리나라엔 개화기에 처음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경향신문 2014년 8월 27일)

Q. 브래지어를 오래 착용하면 유방암이 생긴다던데?

A. 그렇지는 않다.

미국암학회가 2012년 발간한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유방암 위험 인자는 고령(65세 이상), 브라카 유전자, 알콜, 30세 이상의 초산, 55세 이후의 폐경, 모유 수유 경력이 없는 경우, 폐경 이후의 비만 등이다. 저자(편집자 주: 브래지어가 유방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한 '아름다움이 여자를 공격한다'의 두 저자를 의미)가 언급한 섬유낭병(유방에 생기는 혹)은 양성 종양으로, 악성 종양인 유방암과 전혀 관계가 없다.

브래지어를 오래 착용하는 여성에서 실제로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우연의 일치다. 비만은 유방암 위험 인자 가운데 하나인데, 비만으로 유방이 큰 여성은 브래지어를 항상 착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과학동아 2014년 1월)

Q. 운동할 때 입는 스포츠브라는 어떤가?

A. 가슴이 흔들릴 정도의 운동을 할 때는 통증을 막기 위해 하는 게 좋다.

유방에 이렇게 통증을 느낄 정도의 충격이 가해지면, 유선 조직이나 쿠퍼 인대가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방이 크면 더 많이 흔들려 쉽게 처진다.

스포츠브래지어를 착용하면 유방의 움직임을 줄여 통증과 처짐을 예방할 수 있다. 영국 포츠머스대 조안나 스컬 교수팀이 여성 70명을 러닝머신을 달리게 하면서 유방의 움직임을 측정한 결과, 스포츠브래지어를 착용했을 때 흔들림을 74%까지 막을 수 있었다.(과학동아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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