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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의 식당 직원은 교내 건물 유리창의 그림에 분노했다

  • 강병진
  • 입력 2016.07.13 15:43
  • 수정 2016.07.13 15:45

미국 예일대의 식당에서 일하는 한 흑인 직원이 노예 그림이 새겨진 학교 건물 유리창을 깨부쉈다가 재판에 회부됐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예일대에서 접시닦이로 일하던 코리 머나피는 지난달 교내 캘훈 칼리지 식당에 있던 스테인드글래스를 빗자루로 부숴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그가 부순 그림에는 흑인 노예들이 목화밭에서 목화를 따는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

머나피는 이날 자신의 재판이 열린 뉴헤이븐 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유리창을 깬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림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21세기에 그런 그림을 봐선 안되는 것"이라며 "어느 순간 '오늘은 저 그림을 없애야겠다. 신물이 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머나피의 사연이 알려지나 예일대 내에서는 물론 온라인 상에서도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머나피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예일대생인 피시 스타크는 "머나피가 유리를 부숴 기쁘다. 인종차별적인 그림을 계속해서 노출시켜 학생과 직원을 불편하게 만든 예일대의 죄가 머나피의 죄보다 크다"며 "그가 규칙을 어김으로써 끼친 해보다 기여한 바가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원 앞에는 예일대 학생 등 수십 명이 나와 머나피의 무죄를 호소했으며, 온라인 성금 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닷컴(gofundme.com)에는 머나피를 위한 모금 계좌가 개설돼 현재까지 1만5천 달러(약1천700만원)가 모였다.

예일대 측도 머나피가 이후 그만 뒀다며, 머나피의 처벌과 유리창의 배상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유리창이 있던 예일대의 캘훈 칼리지는 그 자체로도 거센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곳이다.

노예제도의 신봉자였던 미국 부통령 존 캘훈의 이름을 딴 탓에 학생들은 학교 측에 이름 변경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피터 살로비 예일대 총장은 지난 4월 캘훈의 이름을 유지하는 대신 다른 두 칼리지는 독립운동가 벤저민 프랭클린과 시민 운동가인 폴리 머리의 이름을 딸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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