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법정의 판결이 나오면서 향후 중국의 대응에 우려 섞인 주목이 쏠리고 있다.
"문제는 이제 (미국과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다. 양쪽의 반응은 판결 그 자체보다 훨씬 중요하게 될 것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교수이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밑에서 정책기획을 맡았던 윌리엄 버크 화이트는 13일 CNN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말콤 쿡 싱가포르 동남아시아연구소 연구위원은 호주의 로위연구소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판결이 중국, 대만, 필리핀, 그리고 미국 정부에 동시에 중대한 시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현재와 같은 행동을 계속하면 불법행위를 하는 게 된다. 이는 동남아시아에서 가뜩이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중국의 위상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며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13일 사설에서 이번 판결을 두고 "(판결에 대해) 중국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국제법에 중국에 대한 태도와 자국의 거대한 힘의 사용법, 그리고 중국의 야심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또한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집권 민진당(DPP) 또한 남중국해에서 대만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국제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 이제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동남아시아와의 관계를 개선시켜 나가거나 중국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단일한 입장을 유지해야 할 것인데 둘 중 어느 것도 쉬운 결정은 아니다.
이번 판결에서 승리한 셈인 필리핀에게도 숙제는 있다. 새로 집권한 두테르테 정권은 중국에 대해 보다 온건한 노선을 취하면서 전 정권과 차별화를 꾀했는데 앞으로 중국과 배타적경제수역 문제 등으로 치열한 협상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두테르테 정권이 노련한 외교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는 더더욱 걱정스러운 상황.
한편 이번 판결로 인해 남중국해상에서 미국과 중국 간 군사력 대치가 첨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