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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빨갛게' 바꾼 조동원은 왜 견제받지 않았나

ⓒ연합뉴스

지난 4·13 총선 당시 '선거운동 동영상 무상 요구' 의혹으로 수사를 받게 된 새누리당 조동원 전 홍보본부장은 튀는 아이디어와 언행으로 당내에서는 '돈키호테'라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명성을 얻은 조 전 본부장은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파란색이던 당 색깔을 빨간색으로 바꾸고 당명과 로고를 변경하는 데도 앞장섰다.

대선 후 당을 떠났던 조 전 본부장은 지난 2014년 전국 지방선거에서도 홍보에 관한 한 전권을 위임받는 조건으로 '구원 투수'로 등장했고, 결과적으로 선거에 승리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4·13 총선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그를 중용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조 전 본부장의 이런 행보가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는 게 당 안팎의 지적이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새누리당 선거운동 동영상 무상 요구·제공'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2일 서울 강남구의 동영상 제작업체 M사를 압수수색했다.

당시 황진하 전 의원이 사무총장으로서 당 자금과 조직을 총괄했지만 조 전 본부장은 이에 구애받지 않고 홍보본부를 별도 조직처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뛰어라 국회야' 등 각종 총선 홍보 메시지 결정은 물론이고 동영상 제작 계약, 물품구매 비용 등도 사실상 최종 결재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견제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홍보 현수막, 유니폼, 유세 도구 등을 구매할 때 실무진에서 "과거와 비교했을 때 단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을 내놨지만 결국 조 전 본부장의 결정에 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사무처 당직자 강 모 씨는 당시 당 홍보국장 공석 중에 대행 신분으로 조 전 본부장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당내에서는 "조 전 본부장이 기존 관행과 보고 체계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에 문제가 됐던 홍보업체 M사도 새누리당으로서는 처음 계약한 업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은 주로 기존에 계약했던 업체들에 업무를 의뢰하거나 상담했다"면서 "M사는 처음 들어본 업체"라고 말했다. 조 전 본부장이 개인적인 친분이 있거나 업체의 조건을 보고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다만 조 전 본부장은 해당 업체로부터 동영상을 받을 경우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을 몰랐을 뿐 아니라 금액 역시 상당히 부풀려져 특정 시점에는 소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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