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게임 속의 여성 캐릭터는 (비록 느리지만) 진화하는 중이다

게임 ‘콜 오브 듀티’의 최신작을 조금만 봐도 게임 속 여성 표현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알 수 있다. 최근까지도 게임업계는 거의 완전히 남성 위주였다. 게이머들뿐 아니라 게임 속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게임 속 여성 캐릭터들은 주로 ‘헐벗은 짐꾼’ 역할에 불과했다. 엄청나게 타이트한 탱크 탑을 입은 라라 크로프트가 대표적이었다. 게임 개발자들은 뼈 구조 때문에 여성은 애니메이션 작업이 더 어렵다는 불평까지 했다. 여성이 더 감정적이라 얼굴 표정을 묘사하는 것도 더 어렵겠다고 했을 것이다.

하다 못해, 여성 캐릭터들은 옷을 자주 벗는 성향이 있어서 애니메이션이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왔다. 계속해서 옷을 하나씩 벗는 캐릭터의 애니메이션 작업 과정을 상상해 본 적 있는가?

으흠.

여성들은 이제 스포츠 게임에도 더 많이 등장하고 있다. 빅 앤트 스튜디오는 ‘돈 브래드먼 크리켓 17’에 여성 선수들과 팀들을 넣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세계 최초의 사례로, 빅 앤트 스튜디오의 CEO 로스 사이먼스는 굉장히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우리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걸 명목 상으로, 형식적으로만 하지 말자고 결정했다. 남성들이 나오는 게임과 마찬가지로, 여성이 나오는 게임도 최대한 스포츠에 충실하게 만들고 싶었다.”

게임에서의 성차별, 게임에서 여성 캐릭터가 부족한 것 외에도, 여성 게이머들에 대한 현실에서의 성희롱, 게임업계 내의 여성들에 대한 성희롱의 문제가 있었다.

2014년의 #GamerGate 논란은 한 여성 개발자에 대한 공격으로 시작했다. 해당 개발자의 집 주소, 전화번호까지 공개되었으며 대중적 이미지를 망가뜨리려는 시도가 계속되었다. 여기 가담했던 사람들은 게이밍의 전통적 가치를 회복하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그 이후로 세상이 달라졌는지는 논의해 봐야 할 문제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게임 기획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여성 게이머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였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남성 위주인 업계에서 소수에 속하는 여성들이 겪는 어려움이 있으나, 통계에 의하면 전체 게이머 중 48%는 여성이라고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케일라 ‘스퀴지’ 스콰이어스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게이머들의 토너먼트인 '콜 오브 듀티' 월드 리그 참가 자격을 얻은 최초의 여성이다. ‘e스포츠 선수’ 스콰이어스는 Exile5 팀의 일원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여성 프로 게이머들의 선구자 격인 스콰이어스는 "분명히 여성 게이머들에게 우호적인 방향으로 조류가 바뀌었다"고 허프포스트 오스트레일리아에 말했다.

“2012년에 처음 시작했을 때 내가 아는 다른 여성 게이머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달라졌다. 게임의 경쟁 요소에 끌리는 여성 게이머들이 점점 늘고 있을 뿐 아니라, 게임 속에서 여성들이 훨씬 더 잘 반영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큰 변화가 있었다.”

“여성 게이머가 증가해서 기획자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야 했고, 여러 게임들 속의 멋진, 강력한 여성들을 보면 정말 기쁘다.”

게임에 대한 사랑을 열렬히 밝히는 카라 델레바인과 같은 셀러브리티 게임 팬도 있다. 델레바인은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3’의 트레일러에 출연하기까지 했다.

많은 진보가 있었으나, 게임 속에서 아직 여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게임은 결코 완전한 젠더 평등을 담지 못할 거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최근 LA의 E3 엑스포에서 발표된 ‘매스 이펙트: 안드로메다’에는 여성 주인공이 등장한다. 다른 ‘매스 이펙트’ 게임들에서는 플레이어가 캐릭터의 젠더를 고를 수 있다.

그레이스는 ‘I am fall from Grac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유튜버다. (성은 밝히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 그레이스의 채널 구독자는 10만 명이 넘는다. 그레이스는 13세 때 아버지에 의해 게임을 시작한 이후 빠져들었다.

“아버지와 나는 새벽 2시까지 게임하곤 했다! 게임은 언제나 내 삶의 일부분이었고, 내가 선호하는 1인칭 슈팅 게임이라 ‘콜 오브 듀티’에 아주 끌렸다. 게임 진행이 빠르고 경쟁적이다. 여러 게임 모드, 무기, 맵, 챌린지에 매력을 느낀다. 여성 캐릭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특히 이 게임은 평등의 차원에서 진전하고 있다.”

최근 E3 엑스포에 가서 새로운 ‘콜 오브 듀티: 인피니트 워페어’의 프리뷰를 보고 온 그레이스는 허프포스트 오스트레일리아에 게임 개발자들이 여성 반영에 대한 여성 게이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고 전한다.

“게임들이 지금의 모습으로 진보한 것을 보면 분명한 사실이다. ‘인피니트 워페어’에서 여성 군인은 아주 계급이 높은 장교이고, 아주 점잖은 옷을 입고 있다. 가슴이 크고 몸을 잔뜩 드러낸 라라 크로프트에 비해 큰 진전이다. 나는 게임 개발자들이 여성 주인공 디자인 면에서 크게 한 방 먹었다고 생각한다.”

새 영상이 떴다! THE HIGHEST SENSITIVITY CHALLENGE 블랙 옵스 3 멀티플레이어 챌린지!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해왔고, 여성 캐릭터들이 ‘위기에 처한 여인’이었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콜 오브 듀티’에는 여성 주인공 캐릭터가 셋 있는데 다 아주 강하다. 군복을 입고 있으며, 남성적이지 않지만 남성 캐릭터들 만큼 강력하다.”

“나는 이것이 게임 속 여성이 ‘위기에 처한 여인’으로 묘사되는 것의 종말일 거라 희망을 품고 있다. 여성 게이머들은 우리도 게임을 사랑하고, 강한 여성 캐릭터를 원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는 ‘우리에게 맞춰 줄 수 있나요?’라고 물었고, 많은 개발자들이 귀를 기울였다.”

과연 그레이스의 바람처럼 게임 속 여성이 가슴을 드러낸 채 위험에 빠져있는 상황은 사라지게 될까? 그게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적어도 지금 세계적인 게임업계의 흐름으로 볼 때, 게임 속 여성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비록 느리지만 진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허핑턴포스트au의 The Slow Evolution Of Women In Video Gam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콜 오브 듀티 #게임 #여성 #게임 캐릭터 #문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