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내년부터 식당마다 위생 등급을 붙여야 한다

  • 박세회
  • 입력 2016.07.08 07:27
  • 수정 2016.07.08 07:29

"맛은 입소문으로 평가받고 음식 값은 가게 내외부에 표시되지만, 위생상태를 알 수 있는 정보는 따로 없잖아요."

음식점 위생등급제 시범사업 현장평가요원으로 참여한 광주시 음식문화개선 모니터단은 지난 7일 광주 서구 쌍촌동의 칼국수 전문식당에 들어서며 제도 도입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음식점 위생등급제 시범사업 현장평가요원이 광주 서구 칼국수 전문점 주방 냉장고를 살펴보고 있다.

두 명이 한 조를 이룬 이들은 한바탕 점심시간을 치른 식당 주인 부부와 마주앉아 영업신고증, 사업자등록증, 직원 보건증 유무와 복장, 머리카락, 손톱 등 개인 청결도를 점검했다.

주방으로 이동한 모니터단은 환풍기, 냉장고, 선풍기처럼 눈에 띄는 시설을 만져보고 들여다보며 남은 음식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식기는 언제 살균했는지 등 질문을 이어갔다.

분주한 탐색은 화장실에서도 계속돼 남녀 구분 여부, 변기 작동 상태, 젖은 손을 말리는 수단 등을 평가표에 표시했다.

식탁, 의자, 방석, 천장, 벽, 바닥에 얼룩은 없는지 등 객실 내부 관리 상황 또한 점검 대상이었다.

30여분간 5개 분야 55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마친 모니터단은 ▲ 1등급(90점 이상) ▲ 2등급(80∼89점) ▲ 3등급(70∼79점)으로 구분되는 점수를 매기고 식당 문을 나섰다.

시범사업으로 진행된 만큼 이날 평가 결과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주인에게만 통보됐지만, 내년부터는 달라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당 위생상태를 공개하는 음식점 위생등급제를 내년 5월 19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기 때문이다.

음식점 위생등급제가 시행되면 손님은 청결 등급을 식당 선택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식당은 맛뿐만 아니라 정갈하고 쾌적한 환경으로도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음식점 위생등급제 시범사업 현장평가요원이 광주 서구 칼국수 전문점 주방 환풍기를 살펴보고 있다.

누리꾼이 '맛집'에 부여하는 별표처럼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표시 방안은 식약처 용역을 의뢰받은 전문업체가 고안하고 있다.

식약처는 전국에 등록된 일반음식점 약 62만곳 가운데 참여 희망 업소 2만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등급제를 우선 시행할 예정이지만 시민 호응에 따라 저변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제도 조기 정착을 위해 지난 4일 시작된 광주지역 시범사업은 5개 구 식당 약 600곳에서 차례로 진행되고 있다.

정문자(55·여) 광주 쌍촌동 명동칼국수 대표는 "청결한 식당이라는 평가는 식당의 장점이자 새로운 홍보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음식점 위생등급제가 도입되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에서 식중독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은 연간 2조8천억원 규모"라며 "음식점 위생등급제를 시행한 미국과 영국에서는 식중독 사고가 13%가량 줄었고, 캐나다에서는 약 30%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생등급은 매우 우수·우수·양호 세 단계로 구분할 예정이며 가장 낮은 양호 등급은 대학 평점에 비유하면 'A-' 수준"이라며 "등급제에 참여했지만, 등급을 받지 못한 식당은 보통 수준의 위생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의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에선 이미 이러한 식품 위생 등급제가 무척 엄격하게 시행되고 있다.

뉴욕 시의 시행 후 18개월 보고서를 살펴보면 식품 위생 등급제가 시행된 이후 위생 수준이 상당히 올라갔다고 한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식당위생등급제 #식당위생 #사회 #위생 #건강 #요식업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