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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박 대통령의 수소차 육성 계획을 "특정기업에 편향된 실책"이라고 비판하다

  • 허완
  • 입력 2016.07.08 07:27
  • 수정 2016.07.08 07:32
ⓒ연합뉴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수소차 산업 육성' 계획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8일 비대위 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전날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수소차 산업육성을 주문한 데 대해 "특정기업에 편향된 정부의 실책이 이뤄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특정기업'은 현대자동차다.

박 대통령은 전날 "수소차는 탄소배출이 없을 뿐만 아니라 운행중 경유 승용차 두 대 분의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며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개발한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국내시장부터 활성화하는 노력을 적극 펼쳐 미래 친환경차 세계시장을 선도해나가야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지금 (국내) 자동차업계 사정을 보면 전기차 개발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 수소차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그러면서 "시대적으로 우리나라 수소차를 생산하는 현대차가 얼마만큼 수소차를 공급할 수 있을지도 굉장히 불확실한 상황이며, 앞으로 전세계적으로 자동차산업에서 어떤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각광을 받을지도 아직 확인이 안됐다"며 "현재로선 전기차 개발이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7월8일)

김 대표의 이런 지적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수소차를 압도하고 있다. 수소차를 양산하고 있는 곳은 현대차와 토요타 뿐이지만, 전기차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이미 만들고 있다.

판매량 역시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일례로 현대차가 2013년에 내놓은 '투싼 수소전지차'는 출시 이후 2년 간 273대 팔렸고, 국내 판매량은 29대전부였다. 1억5000만원이던 가격을 8500만원으로 낮춰도 별 소용이 없었다.

현대차는 전기차의 확산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고, 정부의 전기차 보급계획에 '엇박자'를 놓으며 수소차에 '올인'했다.

정부는 2011년부터 국내에서 전기차를 양산, 2015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정부 추산 7만8000대)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런 그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대·기아차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현대·기아차의 생각은 달랐다.

이기상 현대차 전무는 2009년 열린 자동차공학회 워크숍에서 “정부는 전기차라는 애드벌룬(풍선)을 띄우고 싶겠지만,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에도 0.8%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미쓰비시가 출시한 전기차 아이미브를 예로 들며 “모닝보다 작은데도 가격이 6000만원이 넘는데 누가 사겠느냐”고 했다.

현대차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조선비즈 4월11일)

게다가 현대차는 이미 수소차 분야에서도 토요타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특허 보유건수나 양산차량의 성능, 보급 속도 등 모든 면에서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

한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2014년 자동차매거진 '오토카' 인터뷰에서 "수소차 개발은 멍청한 짓"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료가 되는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운반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소차의 성공은 불가능하다"는 것.

전문가들의 지적도 비슷하다.

충분한 충전시설이 없다면 수소차를 가지고 있어도 사용할 수가 없다. 문제는 주유소와 같은 수소 충전소를 만드는 데 40억~50억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반 주유소를 짓는데 드는 비용의 10배가 든다. 수소는 그만큼 생산과 저장, 수송이 까다롭다. 초기 산업 진입 비용이 비싸면 수소를 공급, 판매하는 회사도 망설일 수밖에 없다. 수소 공급의 어려움은 자연스럽게 연료비의 증가로 이어진다.

“수소를 제조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법과 화석연료를 분해해 제조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의 경우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 후자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환경을 오염시킨다. 전기분해 방식보다 싸지만 여전히 비싸다. 이 경우 수소 연료 자체가 휘발유나 경유의 몇 배로 비싸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성욱 국민대 자동차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이코노미스트 제1311호, 2015년 11월23일)

최근 미국 자동차시장조사업체 IHS오토모티브는 2027년 연간 판매량을 기준으로 수소차의 시장점유율은 '0.1%'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망했어요

IHS 오토모티브는 수소차의 장래가 어두운 이유에 대해 전기차와 비교해 가지고 있던 수소차만의 장점이 사라지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수소차는 초기 등장 당시 1회 충전당 주행거리가 전기차보다 월등히 높았고, 충전시간도 기존 주유소에서 충전하는 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장점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전기차 개발 속도가 수소차보다 더 빠르게 진행하면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고, 오히려 인프라 측면에서 전기차의 우위를 수소차가 넘어서기 어려운 단계까지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타임스 5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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