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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가 이라크전 참전 결정에 대해 눈을 똑바로 뜨고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다

  • 허완
  • 입력 2016.07.07 07:28
  • 수정 2016.07.07 07:45
Former British Prime Minister, Tony  Blair, delivers a speech following the publication of The Iraq Inquiry Report by John Chilcot, in London, Britain July 6, 2016.     REUTERS/Stefan Rousseau/Pool  TPX IMAGES OF THE DAY
Former British Prime Minister, Tony Blair, delivers a speech following the publication of The Iraq Inquiry Report by John Chilcot, in London, Britain July 6, 2016. REUTERS/Stefan Rousseau/Pool TPX IMAGES OF THE DAY ⓒPOOL New / Reuters

2003년 영국 정부가 이라크 전쟁 참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의회와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강하고 분명하게 주장했다.

그는 영국 이라크 참전 진상조사위원회를 이끈 존 칠콧 경의 이름을 딴 '칠콧 보고서'가 조사 착수 7년 만에 공개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레어는 당시 가능했던 평화적 수단을 끝까지 살피지 않은 채 군사적 행동을 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영국 군인의 가족은 그를 "세계 최악의 테러리스트"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러나 2시간 가량 진행된 마라톤 기자회견에서 블레어는 '모든 책임을 지고 사과한다'면서도 '당시로서는 최선의 결정이었다'며 스스로를 변호했다. 또 이라크 전쟁 참전을 결정하는 과정에 어떤 '비밀계약'이나 거짓, 조작 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 기자는 질의응답에서 '이라크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영국 군인 가족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거짓이 없었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블레어는 현장을 녹화하던 TV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영국 국민과 희생자 및 부상자 가족, 의회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거짓말이나 속임수는 없었습니다."

그는 국민들이나 의회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희생자와 부상자의) 가족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눈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나라를 속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당시 저에게 주어졌던 정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렸으며, 우리가 그 결정을 내리는 편이 나았다고 믿습니다."

Tony Blair tells of 'sorrow and regret' over Iraq - BBC News

이어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전범자'로 지목하며 비난하는 데 대해 보고서에는 자신이 거짓말을 했거나 속임수를 썼다는 어떤 증거도 없었다고 말했다.

"저는 제가 올바른 결정을 내렸고, 그 결과로 세계는 더 안전해졌다고 믿습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라크전 참전 결정 과정에) 어떤 거짓이나 속임수도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총리로 일한다는 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짓이나 속임수에 대한 이 모든 것들은, 질문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2003년 당시, 그것은 옳은 결정이었는지, 또 지금, 그 때를 돌아보면 과연 정반대의 결정을 내리는 게 나았는지. 만약 여러분이 그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여러분은 평론가일 뿐이지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닌 겁니다."

또 그는 기자들에게 "제가 거짓말을 했다거나 부정직했다거나 비밀스러운 동기를 가지고 있었다는 말은 제발 그만 멈춰주십시오"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블레어는 2003년 미국을 도와 영국을 이라크 전쟁으로 이끈 결정에 대해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같은 당 소속 최고위급 정치인이었던 로빈 쿡 하원 원내총무는 당시 "영국은 국제사회의 합의와 국민의 지지 없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결정하려 하고 있다"는 양심선언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시위로 기록된 이라크 전쟁 반대 시위는 사담 후세인을 권좌에서 끌어내기 위한 합동 군사작전에 영국이 가담하기로 한 블레어의 결정으로 촉발됐다.

이날 공개된 칠콧 보고서는 이라크 점령이 영국을 향한 테러 위협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경고가 블레어 총리에게 전달됐고, 그가 결함이 있는 정보에 의존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블레어의 결정에 대한 일각의 비판이 정당했음을 입증한 것이다.

Was Tony Blair To Blame For The Iraq War? - Sky News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K의 'Tony Blair Delivers Message To The Public After Chilcot Inquiry Report, Insists He Did Not Lie'(영어)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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