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제러미 코빈의 2003년 이라크전쟁 반대 연설은 그가 늘 거기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동영상)

  • 허완
  • 입력 2016.07.06 13:18
  • 수정 2016.07.06 13:32

영국 노동당 당수 제러미 코빈은 2003년, 런던 중심에서 열린 이라크전쟁 반대 시위에서 열정적인 연설을 했다.

이후 평의원이 된 그는 당시 영국 총리였던 토니 블레어(노동당)의 이라크전 참전을 맹비난했다.

6일(현지시간) '칠콧 보고서'*마침내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코빈은 현재 노동당을 이끌고 있다.

* 이라크조사위원회 위원장 존 칠콧 경의 이름을 딴 이라크전 영국 참전 관련 진상조사 보고서. 2009년부터 조사가 시작됐으며, 완성된 보고서는 12권, 260만자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존 칠콧 경의 보고서에는 블레어가 영국을 전쟁으로 이끈 것에 비판적인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 하이드파크에 모인 군중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코빈은 블레어와 전쟁을 지지하는 다른 세계 지도자들이야말로 "고립되어 있으며, 외롭게 지지자들을 찾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라크를 상대로 계획중인 이 전쟁에는 그 어떤 정당성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영국 의회의 멤버로서, 저는 전쟁 참여 가능성에 대해 투표할 권리가 박탈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합니다."

"영국 총리가 중세적인 왕가 특권의 힘을 이용해 젊은 남성과 여성을 보내 죽게 만들고, 시민들을 살해하고, 이라크인들을 죽이도록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혐오를 느낍니다."

코빈은 이 연설에서 의회가 "전쟁을 정당화하지 않도록"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자신은 당연히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프리카의 전염병이나 전 세계 기근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대체 왜 35억 파운드(약 5조28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전쟁에 투입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북 이슬링턴의 국회의원인 그는 또 이런 말도 했다.

"이 전쟁은 필요하고, 이건 단지 하나의 충돌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911 테러는 끔찍한 사건이었지만, 아프가니스탄인 8000명을 죽인다고 한들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목숨을 잃은 그 어떤 사람도 살려낼 수 없습니다."

"이라크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더라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이 전쟁은 충돌과 증오, 비극, 그리고 또다른 전쟁과 충돌과 테러리즘, 미래 세대들의 우울과 비극에 기름을 붓는 절망의 연쇄작용을 일으킬 것입니다."

"파키스탄인들이 당해야만 했던 방식으로 그들을 파괴하면서 미래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연설을 마치며 영국 정부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했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정치적 댓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코빈은 지난해 노동당 당대표 경선 당시, 이라크 전쟁은 불법이었으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재판에 넘겨져야 한다며 같은 당 소속인 전직 총리 토니 블레어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토니 블레어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면,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누구든 전쟁 범죄를 범한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저는 이라크 전쟁이 불법적인 전쟁이었다고 확신하며, 코피 아난(전 유엔 사무총장)도 이건 불법이었다고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토니 블레어는 이 점에 대해 설명해야 합니다."

한편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코빈은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으로 이어지는 노동당 내 주류 '우파' 세력인 '신노동당파' 의원들의 쿠데타 시도에도 불구하고 당수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또 이 '쿠데타' 이후, 노동당 당원 가입자수가 최소 10만명이나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코빈을 지켜내기 위해 지지자들이 대거 결집하고 있는 증거로 해석되고 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K의 'Jeremy Corbyn’s 2003 Anti-Iraq War Speech Reminds Us Where Labour Leader Has Always Stood'(영어)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영국 #제러미 코빈 #이라크 전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