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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가 '클래식' 단종으로 한 시대의 종언을 알렸다

  • 허완
  • 입력 2016.07.06 11:56
  • 수정 2016.07.06 11:58
The new Blackberry Classic smartphone is shown during a display at the launch event in New York, December 17, 2014. BlackBerry Ltd launched its long-awaited Classic on Wednesday, a smartphone it hopes will help it win back market share and woo those still using older versions of its physical keyboard devices.  REUTERS/Brendan McDermid (UNITED STATES - Tags: BUSINESS TELECOMS)
The new Blackberry Classic smartphone is shown during a display at the launch event in New York, December 17, 2014. BlackBerry Ltd launched its long-awaited Classic on Wednesday, a smartphone it hopes will help it win back market share and woo those still using older versions of its physical keyboard devices. REUTERS/Brendan McDermid (UNITED STATES - Tags: BUSINESS TELECOMS) ⓒBrendan McDermid / Reuters

5일, 블랙베리가 '클래식' 스마트폰 생산 중단을 발표하며 한 시대의 종언을 알렸다.

이 소식은 핵심 사업부문을 모바일 기기보다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블랙베리에게 또 하나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블랙베리 COO 랄프 피니는 블로그에서 "때로는 무언가를 떠나보내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적었다.

그는 "클래식은 오늘날 시장에서 오랫동안 스마트폰 평균 수명을 뛰어넘어왔다"며 "우리는 더 좋은 것을 고객들에게 줄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클래식 같은 블랙베리 기기는 안전성과 쿼티 자판을 원하는 비즈니스 고위 관계자와 세계 지도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블랙베리 제품들 중 쿼티 자판을 갖춘 세 가지 모델 중 하나인 클래식은 높은 기대 속에 지난 2014년에 출시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터치스크린 제품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클래식은 전통적인 키보드 팬들을 겨냥했다.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같은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이 시장을 장악하기 전까지, 블랙베리는 전매특허인 메세지 앱과 풀 쿼티 자판으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했다. 당시는 플립폰이나 바 타입 폰 이용자들은 숫자판으로 겨우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을 때였다.

클래식에 대한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블랙베리의 스마트폰 제조사로서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고점을 기록했던 2011년, 블랙베리는 5230만대의 기기를 출하했다. 같은 해 애플은 7200만대를 팔았다.

클래식 출시 6개월 후, 블랙베리의 전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0.3%에 불과했다고 시장조사업체 IDC는 전한다.

IDC 애널리스트 Will Stofega는 "만약 블랙베리가 반전을 모색할 계기를 찾으려 한다면, 그건 아마도 기기가 아니라 다른 분야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업체 AsTech컨설팅의 Andrew McDonnell은 블랙베리의 상징인 보안 기능이 실패의 원인이자 궁극적으로는 기기 판매를 약화시킨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블랙베리에 저장된 '보안 정보'가 암호화키에 의해 접근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그 키가 노출된다면, 그 키를 가지고 있는 누구라도 언제든 이걸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며, "키는 다시 설계될 수 없다"는 것.

그는 이런 일종의 내장된 "영구적 백도어"가 이용자들의 불안을 초래했으며, 특히 애플과 FBI가 샌버나디노 총격범의 아이폰을 놓고 한바탕 논쟁을 벌였던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고 말했다.

2010년을 전후해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레이트(UAE), 러시아 같은 나라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자국 내 블랙베리의 데이터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요구했다. 해외 시장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던 블랙베리(RIM;리서치인모션)는 결국 이런 요청을 받아들였으며, 암호화 키를 몇몇 외국 정부에 넘겼다.

McDonnell은 "근본적으로 백도어가 있었다는 사실은, 보안의 관점에서 보자면 장기적으로는 (기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밖에 없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나 도감청을 원하는 누군가에 블랙베리가 협조할 수 있다"는 것.

민감한 정보를 주고받는 이용자들에게 블랙베리의 보안 기능은 셀링 포인트였지만, 일반적인 이용자들에게 이런 문제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들은 암호화 서비스보다는 최신 앱을 사용할 수 있기를 원했다고 Stofega는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인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잠금화면 비밀번호가 보안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악의 상황이 닥치기 전까지 사람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블랙베리의 시장점유율이 추락하자 개발자들이 새 앱을 만들거나 심지어 스냅챗 같은 인기 앱 서비스마저 블랙베리 플랫폼에 소개할 인센티브도 사라졌다.

Stofega는 "개발자들은 시장에 따라 움직인다"며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만든 앱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에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만약 블랙베리가 다시 살아난다면, 그건 (기기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그리고 과거에 명성을 날렸던 영향력을 발휘할 능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BlackBerry Killing Off Classic Phone As It Moves Away From Handhelds'(영어)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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