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의 바노비나에는 ‘추쿠르’라는 이름의 언덕(Čukur hill)이 있다. 지난 6월 29일, ‘페타픽셀’은 이 언덕 정상에 매우 거대한 카메라 렌즈가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큰 카메라 렌즈일 가능성이 높은 이 렌즈는 사실 렌즈가 아닌 스테인레스 조형물이다. 그런데 왜 하필 카메라 렌즈였을까?
이 조형물은 크로아티아의 조각가인 페타 바리시크(Petar Barišic)와 건축회사인 NFO가 지난, 2015년 8월에 세운 것이다. 그때는 크로아티아의 전설적인 사진작가인 고르단 레더러(Gordan Lederer)가 세상을 떠난 지 24주기가 된 때였다. 고르단 레더러는 과거 크로아티아 독립전쟁을 카메라로 기록했던 사진작가다. 그는 이 추크르 언덕에서 사진을 찍었던 1991년 당시 스나이퍼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 거대한 렌즈를 자세히 보면 총에 맞은 균열이 있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이 카메라 렌즈를 보기 위해 찾은 관광객은 33개의 콘크리트 바닥을 지나야 한다. 영화 필름 릴을 연상시키는 이 길에는 그의 생애에 관한 정보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렌즈가 담고 있는 곳은 고르단 레더러가 남긴 마지막 사진이 비추고 있던 우나 강 계곡(Una River Valley)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