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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FOMO) 증후군'을 아십니까?

포모증후군이 부각된 결정적 계기는 SNS의 확산이다. 우리는 하루 종일, 어쩌면 365일 SNS에 매달린다. 더 빨리 더 새로운 정보를 강박적으로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업무를 하면서도 틈틈이,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오늘은 누가 어떤 정보를 공유했나, 지인 아무개는 요즘 어떤 취미생활을 하고 있나, 잘 나가는 이들은 누구를 만나고, 어떤 매체를 즐겨보는지 궁금하다. 물건을 사든, 요리를 하든, 여행을 가든 '사전 검색' 없이 무턱대고 결정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 비온뒤
  • 입력 2016.07.05 11:02
  • 수정 2017.07.06 14:12
ⓒShutterstock / Jaka Azman

포모(FoMO)란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다.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2000년 마케팅 전략가 댄 허먼(Dan Herman)이 제품의 공급량을 일부러 줄여 소비자들을 조급하게 만드는 마케팅으로 사용했던 방법이다. 오늘날의 '매진 임박' '한정 수량' 등의 전략이다.

마케팅 기법이었던 포모가 질병이 된 것은 2004년경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포모를 사회병리 현상의 하나로 주목하면서 각종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성인의 과반수가 포모 증세로 괴로워한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이른바 포모증후군이란 신조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그리고 이러한 포모증후군이 부각된 결정적 계기는 SNS의 확산이다.

우리는 하루 종일, 어쩌면 365일 SNS에 매달린다. 더 빨리 더 새로운 정보를 강박적으로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업무를 하면서도 틈틈이,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오늘은 누가 어떤 정보를 공유했나, 지인 아무개는 요즘 어떤 취미생활을 하고 있나, 잘 나가는 이들은 누구를 만나고, 어떤 매체를 즐겨보는지 궁금하다. 물건을 사든, 요리를 하든, 여행을 가든 '사전 검색' 없이 무턱대고 결정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온라인을 뒤져보면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정보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최상의 정보들로 선택한 결과는 늘 만족스러울까? 생각 외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이들이 많다. 몇 분 되지 않아 더 새로운 정보들이 공유되고, 더 똑똑한 선택으로 멋진 삶을 즐기는 이들이 수없이 등장하는 까닭이다. 나는 A를 샀는데, 친구가 B를 샀다면 얼마 못 가 B가 더 좋아 보인다. 때문에 우리는 선택과 동시에 후회를 한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에 따르는 기회비용은 늘 발생하는데도 말이다.

라이프해커(lifehacker.com) 잡지에서는 포모증후군을 이렇게 설명했다. "만일 당신이 쿠킹클래스를 시작했는데, 몇몇 친구들이 요가를 배우고 있다면, 당신은 소외감이나 두려움을 느끼는가?" 이때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면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 "내가 불안한 이유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인가, 아니면 다이어트가 필요한 이유인가?" 대답은 '둘 다'일 수도 있고 '친구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할 것 같다'일 수도 있다.

막연히 나도 해야만 할 것 같고,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질투심과 소외감이 느껴진다면 당신은 포모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참여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데도, 상대적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병적으로 불안해 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이 만들어낸 문화용어가 '결정장애'이기도 하다. 선택과 함께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 결정이 어렵다는 거다. 최근 SNS 연출용 사진에 관한 코믹 영상들도 포모증후군의 단적인 예다. 모르는 남자 뒤에서 사진을 찍고 '남자친구와 함께'라고 써서 올리거나, '다이어트를 위해 샐러드만 먹고 산다'는 사진을 올린 뒤 햄버거를 게걸스레 먹는 장면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몇 년 전부터 등장한 SNS 신상 도용범죄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화려한 삶의 모습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자아낸 결과이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이런 포모증후군이 우리를 수동적으로 만든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은 5분 간격으로 소식을 검색하지만, 이는 SNS가 능동적일뿐 우리가 정보를 검색하고 공유하는 행위는 단순 반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관계에 약하고 인내심과 집중력이 부족한 것도 SNS의 영향이 크다. 이에 하라리는 '덜 효율적으로 살라'고 제안한다. 우리가 SNS나 정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모두 효율적으로 살려는 데서 비롯되는데, 오히려 느리고 어눌했던 아날로그 시대에 더 행복하고 건강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는 'FOMO를 JOMO로 바꾸라'고 말한다. FOMO가 fear of missing out, 놓치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이라면, JOMO는 Joy of missing out, 놓치는 것을 즐기라는 말이다. "YOLO,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오직 한번 뿐이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가 아니라, 내가 내린 결정을 좋은 선택으로 만드는 것이 능력이라는 의미다.

'인생을 사는 방법은 딱 두 가지뿐이다. "두려움으로 살거나, 사랑으로 살거나" 인기 드라마 '또! 오해영'에 나온 메시지다. 누구나 미래가 불확실하고 언제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르지만 모든게 '자기 선택'이다. 기왕이면 사랑으로 사는 것을 선택하는게 옳을 것이다. 포모증후군을 이기는 가장 확실한 비결이기도 하다.

* 이 글은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aftertherain.kr)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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