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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해서 버자이너를 갖게 되었나

나는 모든 트랜스들이 성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그 어떤 수술도 마찬가지다. 자기 자신 혹은 자기 몸에 대해 이게 맞다는 느낌을 갖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다. 내게 있어서는 성기 수술이 그 중 하나였고, 이걸 공개하는 이유는 성기 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받기로 결정한 한 트랜스의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려주고 싶어서다.

  • Owl
  • 입력 2016.07.05 09:50
  • 수정 2017.11.14 12:45

"안녕, 나는 오울이고 이건 내 버자이너예요." 나는 4년쯤 전에 성기 수술을 받은 다음 이런 말로 자기 소개를 했다. 아이슬란드에서 트랜스가 수술을 받는 일은 흔하지는 않기 때문에, 의사가 나를 보러 올 때마다 나의 버자이너라는 놀라운 것을 자세히 보기 위해 인턴 3~4명이 쫄래쫄래 따라왔다. 당시 나는 버자이너를 가졌다는 사실에 익숙해지기 전이었고, 병원에서 보낸 10일 동안은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괴상하고 무서우면서 코믹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큰 수술 후에 그렇듯 붕대가 아주 많았다. 내 붕대는 괴상한 석고 정조대 같은 모양이었고, 나는 거기에 문자 그대로 노크를 할 수도 있었다. 나중에 그걸 벗길 땐 무서웠다. 벗기고 보니 내 몸 두 곳에 붕대를 꿰매 붙여 놓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분비관 두 개를 제거했던데, 나는 정확히 어디로 옮겼는지 묻지 않기로 결심했다.

의사는 휴가를 가기 때문에 내 입원 기간 내내 돌봐줄 수 없다는 말을 해주는 걸 깜박했다. 즉 내가 본 적도 없는 의사가 내 버자이너를 봐주게 되었다는 뜻인데, 별로 신나는 일은 아니었다. 새 의사는 아마 60대 정도인 남성이었고 키가 상당히 컸으며 좋은 사람 같았다. 첫 진찰 때 엑스트라 라지 사이즈의 라텍스 장갑을 끼는 것을 보고서야 좀 문제가 있을 수 있겠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평생 그렇게 큰 손은 처음 보았다. 손바닥 안에 내 머리가 다 들어갈 것 같았다. 그런데 그는 이제 생긴 지 5일밖에 되지 않은 내 버자이너 안에 붙여둔 패드 두 개를 제거해야 했다. 5일.

그의 거대한 손으로 내 버자이너 안을 탐험하는 것은 그의 생각보다는 어려웠던 모양이었다. 그가 버자이너를 대할 때 이런 문제가 흔히 생기는지 나는 모르지만, 자신의 손 크기를 잘못 생각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던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크기였다. 아주 고상하고 전문적으로 내 버자이너가 아주 타이트하다고 말하며 15분에 걸쳐 첫 패드를 떼어냈다. 두 번째 것을 때는 것은 쉽지 않아서, 그는 핀셋을 집어넣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냥 핀셋도 아니고 끝이 뾰족한 핀셋이었다. 짐작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는 강행했다. 결국 나는 이건 아닌 것 같다,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참고 견디라고 했다. 그때 나는 이미 약에 상당히 취해서 평소보다 사회적 구속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봐요, 내가 당신 페니스를 잘라서 그걸로 버자이너를 만든 다음 5일 뒤에 농구 선수를 불러서 거대한 손을 집어넣게 한 다음 참고 견디라고 하면 어떨 것 같아요?" 그는 대답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이 말을 할 때 그가 찬 트래커에서 삑 소리가 났고 그는 수술 호출을 받고 갔다.

그가 돌아왔을 때, 놀랍게도 간호사 중 한 명이 날카로운 물건이나 거대한 손을 내 버자이너에 집어넣지 않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패드를 뗄 때 쓰는 긴 클램프를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단 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때쯤 나는 너무 화가 나 있어서, 간호사들이 나를 잡아 누르고 숨을 쉬라고 말해야 했다. 돌아보면 그것이 아마 내 경험 중 출산과 가장 가까운 일이었을 것이다. 정말 슬프고 한심한 일이다.

그 뒤의 입원 기간에는 별 일 없었다. 가장 신나는 것은 카테터 없이 소변을 보게 된 것이었는데, 아이슬랜드의 굴퍼스 폭포와 좀 비슷했다. 황금빛이고 사방에 튀었다.

내 버자이너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했지만, 나는 모든 트랜스들이 성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그 어떤 수술도 마찬가지다. 자기 자신 혹은 자기 몸에 대해 이게 맞다는 느낌을 갖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르다. 내게 있어서는 성기 수술이 그 중 하나였고, 이걸 공개하는 이유는 성기 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받기로 결정한 한 트랜스의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려주고 싶어서다.

P.S. 비포와 애프터 사진을 공개하니 참조하시라.

비포:

Full credit: Móa Gustum

애프터:

Full credit: Móa Gustum

허핑턴포스트US의 The Story of How I Got My Vagina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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