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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진이 오해영에 푹 빠져 살았던 이유

ⓒ점프엔터테인먼트

기자들 60명이 29일 서울 논현동의 한 웨딩홀에 모였다. 28일 종영한 <또 오해영>(티브이엔)으로 인기를 끈 배우 서현진의 공동인터뷰 자리다. 드라마가 끝난 뒤 기자회견처럼 인터뷰를 한 배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요청한 매체가 너무 많아서”라는데, 서현진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그도 <또 오해영>으로 사랑받는다는 걸 잘 안다. 종영 소감을 묻자 “시청률 잘 나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지 몰랐다”며 내내 도경(에릭)과 사랑에 빠진 이후의 오해영처럼 환하게 웃었다.

<또 오해영>은 마지막회 시청률이 10%(닐슨코리아 집계)를 찍었다. ‘못생긴’ 오해영을 연기한 서현진의 활약이 일등공신이다. 동명이인 친구인 ‘예쁜’ 오해영(전혜빈) 앞에서는 위축되지만, 감정에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역할을 잘 표현했다. 우는 얼굴이 사실적이었고, 웃는 얼굴은 너무 예뻤다. 실제 싱크로율은 30~50%라는데 ‘서현진=오해영’처럼 빠져 산 게 비결인 듯했다. “오해영을 연기하면서 한순간도 해영이 이해되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자존감 낮은, 그렇지만 어떻게든 이겨내고 살고 싶은 건 모든 사람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나 역시 매일 존재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애써요. 날카롭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될 말을 뾰족하게 받아들였던 때가 있었기에 공감하며 연기할 수 있었어요.”

연애 장면도 “밀착다큐처럼 하지 않으면 공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단다. 덕분에 달달했고 진했고 화제가 됐다. “키스신은 다 계산하고 들어갔어요. 엔지가 없었어요. 막 돌아다니며 하는 스킨십은 다 에릭 오빠의 아이디어였어요.” 바닷가 데이트 장면은 “본방송을 보면서 내가 엄청 웃고 있더라”며 스스로 놀랄 정도로 오해영에 푹 빠져 살았다.

특히 “‘나는 여전히 내가 애틋하고 잘되길 바라요’라는 대사를 보며 많이 울었고, 잘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자신한테 하는 얘기는 아니었을까. 무용을 하던 고1 때 길거리 캐스팅 되어 2001년 아이돌 그룹 밀크로 데뷔한 이후 15년간 무명 아닌 무명으로 지냈다. 2006년 <황진이>를 시작으로 <수백향>(2013) 등 20편에 이르는 작품에 출연했지만, 배우로서 존재감은 부족했다. 1년 전까지도 직업란에 배우라고 쓰지 않았을 정도로 슬럼프도 있었다. “그냥 버텼어요. 극복 안 되지 않나요? 다른 거 할 줄 모르고 할 용기가 없어서 연기 학원 다니면서 그냥 시간을 보냈어요.” 그 틀을 지난해 <식샤를 합시다2>(티브이엔)로 깼다. 단아하거나 악역이던 그의 얼굴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끄집어냈다. 그는 “<식샤>를 하면서 연기 방식이나 발성 등이 달라졌고, 더 즐겁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서현진은 오해영처럼 잘 웃었지만, 속내를 잘 드러내지는 않았다. “슬럼프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하고, “에프엠적인 게 있어서 술 취해 걸어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연애도 “해영처럼 다가가지 못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길 기다린다”고 했다. 그래서 엄마, 아빠도 안 보이는 용감한 연애, 술 취해서 흐트러지는 거침없는 행동 등 평소 해보고 싶던 것들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할 수 없던 걸 하게 해준 오해영으로 서현진은 배우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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