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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표, '살찐고양이법'을 발의했다

  • 원성윤
  • 입력 2016.06.28 11:43
  • 수정 2016.06.28 12:01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살찐고양이법'(최고임금법)을 발의했다. 직원과 임원 등 경제주체들이 받는 임금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연동하자는 것이 법안 발의 이유다. 하지만, 민간 기업의 임금 상한선의 적절성 여부를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심 대표가 6월28일 발표한 법안에 따르면 "법인 등이 소속 임원이나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의 30배 이상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함"을 핵심으로 한다. 즉, 회사 내 최저임금자의 연봉이 2000만원으로 가정하면, 최고 임금자는 6억원 이상을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심 대표는 이번 법안을 발의한 데 대해 "지금 우리 사회에는 200만원도 못 받는 노동자가 1,100만 명에 달한다"며 "이런 현실에서 최고임금법은 국민경제의 균형성장, 적정한 소득분배 유지, 경제력 남용방지를 규정한 헌법 119조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지난 2015년9월11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당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 "왜 이 사회에서 고액 연금 받는 사람들은 임금상한제(임금피크제)에 포함시키지 않으면서 200만 원도 못 받는 940만 노동자들 목을 조르고 있다"고 발언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살찐고양이'는 고액 연금(연봉) 등을 받는 임원들을 지칭한다.

이하는 심 대표가 밝힌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심상정 상임대표, 최고임금법(살찐고양이법) 입법 발의 기자회견문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대표 심상정 국회의원입니다.

불평등 해소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입니다. 얼마 전 20대 국회 첫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3당 대표 모두 불평등 해소를 제1과제로 꼽았습니다. 그럼에도 실천은 언제나 말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실효성 있는 입법은 좀처럼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2014년 기준으로 10대 그룹 상장사 78곳의 경영자의 보수는 일반직원의 35배, 최저임금의 무려 180배입니다. 323개 공기업 가운데 이사장의 연봉이 1억5천 만 원을 초과하는 곳도 무려 130곳이나 됩니다. 임금소득의 격차가 불평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OECD 국가들에서 상위 10%와 하위 10% 사이 평균 격차는 5~7배 정도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지금 11배가 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함께 대기업, 공공기관 임직원 임금 및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 보수 상한제 도입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경제주체들이 받는 임금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연동하자는 것이 핵심 아이디어입니다. 최저점은 바로 최저임금입니다.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민간 대기업 임직원은 30배, 공공기관 임직원은 10배,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는 5배를 넘지 말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제가 대표발의 한 최고임금법(일명 살찐고양이법)은 그 첫 번째 실천입니다. 법인에 근무하는 임원 및 직원의 최고임금 상한을 최저임금의 30배(16년 기준, 약 4억 5천만원)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이 법안의 핵심 내용입니다. 이를 초과하는 임금을 수수한 개인과 법인에게 부담금 및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또 여기서 거둬진 수입으로 사회연대기금을 만들어 최저임금자, 저소득층, 비정규직 노동자 지원 사업 등에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공공부문과 국회의원 및 공직자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국회의원과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는 최저임금의 5배, 공공기관 임원은 최저임금의 10배가 넘지 않도록 관련 규칙과 법안을 개정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200만원도 못 받는 노동자가 1,100만 명에 달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최고임금법은 국민경제의 균형성장, 적정한 소득분배 유지, 경제력 남용방지를 규정한 헌법 119조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법안입니다. 최고임금법은 정의당이 이미 발의한 최저임금법과 함께 소득간극을 좁히고 경제주체들의 조화로운 소득재분배를 촉진하는 최소한의 브레이크이가 될 것입니다.

최고임금법은 우리 헌정사에서 처음 제출되는 기념비적 법안입니다. 정의당은 국민경제의 활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불평등과 소득격차를 줄이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살찐고양이법 : 천문학적으로 높은 기업 경영진의 보수를 규제하는 법

[별첨] 최고임금법 주요내용

가. 법인 임원 등의 과도한 임금 등을 제한함으로써 소득재분배의 효과를 제고하고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하여 소득재분배를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 (안 제1조)

나. 이 법은 법인의 임원 및 근로자에게 적용되며, 법인은 법인세법 상 비영리법인을 제외한 내국법인을 대상으로 함.(안 제2조제1항부터 제4항까지)

다. 최저임금액의 30배를 최고임금액으로 하고, 법인 등이 소속 임원이나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의 30배 이상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함.(안 제2조제6항, 안 제5조제1항)

라. 법인 등은 최고임금액 이상을 지급받는 자의 명단을 국세청장에게 제출하도록 함.(안 제5조제2항)

마. 최고임금액 이상 지급된 액수는 손금불산입하며, 그 초과 액수에 대해서는 임금 등을 받은 자에 대해서는 부담금을, 임금 등을 지급한 법인 등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함.(안 제6조, 제7조, 제8조)

바.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고임금액을 최저임금액 고시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관보에 고시하도록 함.(안 제4조)

사. 부담금, 과징금, 과태료 수입 등으로 사회연대기금을 만들어 최저임금자, 저소득층, 비정규직 지원 사업 등에 사용하도록 함.(안 제13조, 제14조, 제16조)

아. 최고임금액 초과 지급받는 자 명단을 허위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법인 등에 대해서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함.(안 제2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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