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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진 트럼프... 공화당 주류 외면에 지지율 추락

Republican presidential candidate Donald Trump speaks to the media on the golf course at his Trump International Golf Links in Aberdeen, Scotland, June 25, 2016.  REUTERS/Carlo Allegri
Republican presidential candidate Donald Trump speaks to the media on the golf course at his Trump International Golf Links in Aberdeen, Scotland, June 25, 2016. REUTERS/Carlo Allegri ⓒCarlo Allegri / Reuters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본선 가도를 앞두고 늪에 빠진 모습이다.

본선행(行) 확정 후 지지율 하락세를 좀처럼 반전시키지 못하는 것은 물론, 공화당 주류 그룹의 이탈로 '집토끼' 결집에서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화당 주류 '외면'…클린턴 지지 '도미노'

공화당 주류에서 트럼프의 대선 후보 적격성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이 트럼프를 괴롭히고 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은 26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한 채 "미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만 했다.'

매코널은 "11월(대선)까지는 긴 시간이 남아있다"면서도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미국민에게 확신을 줘야 하는 짐을 트럼프가 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에 실망한 공화당 인사들의 '클린턴 지지 도미노'는 트럼프에게는 더욱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헨리 폴슨은 25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우리는 포퓰리스트가 미국의 위대한 정당 중 한 곳을 납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민주당의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선에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당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모두 함께 '트럼프는 안 된다'고 말해야 한다"며 사실상 트럼프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앞서 공화당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공화당의 외교·안보분야 원로인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대표적 신보수주의 지식인인 로버트 케이건 등이 트럼프 대신 클린턴의 손을 들어줬다.

아울러 보수논객이자 손꼽히는 공화당 이론가인 조지 윌은 아예 공화당 탈당을 공식으로 선언했다.

그는 지난 24일 보수단체인 '연방주의자협회' 오찬에서 "이것은 나의 당이 아니다"며 현 공화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1986년 월스트리트저널이 꼽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이기도 한 윌은 인터넷매체 'PJ미디어' 인터뷰에서 "그(트럼프)가 반드시 패배하게 하자. 이를 악물고 4년 후 백악관을 되찾자"고 주장했다.

이 같은 트럼프의 대통령직 자질 논란과 공화당 내분 사태는 그의 대선자금 모금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일간지 USA투데이는 이날 선거자금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4년전 공화당 대선주자 밋 롬니를 위한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에 돈을 낸 1천400여 명 가운데 2%가량인 29명만이 트럼프 진영에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또 올해 공화당 경선에서 젭 부시 후보 측 슈퍼팩에 기부한 개인기부자 3천400여명 중 트럼프 측 모금위원회에 돈을 낸 사람도 23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민심 악화…지지율 추락

미 언론의 대선 지지율 조사에서 클린턴과 트럼프는 지난달만 해도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트럼프의 지속적인 인종차별 발언과 공화당 내분, 올랜도 총격사건 등의 여파로 클린턴이 이달 들어 확실한 우세를 잡고 있다.

대표적인 경합주(州.swing state)인 오하이오와 아이오와 주 사전투표를 불과 10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다.

26일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의 6월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51%를 얻어, 39%에 그친 트럼프를 12%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지난달 조사에서 트럼프(46%)에 2%포인트 뒤졌던 클린턴이 오차범위(±4.0%포인트) 밖으로 앞선 것은 물론 처음으로 격차를 두 자릿수대로 벌린 것이다.

또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이달 조사에서도 클린턴은 전달과 같은 46%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트럼프가 2%포인트 하락한 41%에 그치면서 5%포인트 차이로 리드하기 시작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두 조사가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클린턴이 트럼프에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추세와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클린턴은 대선 승패를 가르는 경합주에서도 근소한 리드를 지켰다.

CBS방송이 이날 내놓은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클린턴은 플로리다 44%를 얻어, 트럼프(41%)를 3%포인트 차로 앞섰고, 위스콘신(41%-36%)과 노스캐롤라이나(44%-42%)에서도 우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11월 대선까지는 아직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고, 통상적으로 각 당이 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 이후 실시되는 여론조사 전망치가 의미 있기 때문에 판세를 예단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 교수인 밥 에릭슨은 언론 인터뷰에서 "현 단계에서 트럼프가 뒤지고 있지만, 그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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