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토론토 경찰청장, 35년 전 '게이 사우나' 급습 사과

  • 김태우
  • 입력 2016.06.25 12:39
  • 수정 2016.06.25 12:40

캐나다 토론토 경찰청장이 35년 전 동성애자들의 사교 장소였던 시내 사우나 목욕시설을 급습, 이용객들을 대거 강제 연행했던 당시 작전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마크 손더스 토론토 경찰청장은 22일(현지시간)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1981년 당시 작전의 35주년이 되는 올해 토론토 경찰이 그 행위에 사과해야 하는 때가 됐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손더스 청장은 "당시 사태는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량 검거 중 하나였다"며 "이제 그 사건을 토론토의 다양한 커뮤니티를 우리 사회의 한 부분으로 온전히 인정하지 못했던 위험성에 남겨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토 경찰은 1981년 2월 5일 남성 동성애자(게이) 사우나 4곳을 급습해 현장에서 동성애자들과 업소 주인 등 300여 명을 체포, 음란시설 운영 및 이용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당시 동성애 사회의 강력한 반발 및 단합을 불렀고, 이들의 강력한 저항과 법정 투쟁으로 결국 대부분 관련자가 모두 무혐의로 석방됐다.

또 다음날 수천 명이 모여 시작한 가두 행진은 토론토의 연례 동성애 축제인 '프라이드' 퍼레이드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이날 회견에는 존 토리 토론토 시장과 성 소수자(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단체 대표들이 함께 참석해 손더스 청장의 사과를 반겼다.

동성애자로 토론토 LGBT계를 이끄는 더그 엘리엇 변호사는 "좋은 출발"이라며 경찰의 공식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단지 경찰뿐 아니라 우리를 부당하게 대했던 언론과 교회, 정부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먼저 나서 사과를 해 준 손더스 청장의 용기에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토리 시장은 "LGBT 권리를 보호하는 도시의 시장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손더스 청장은 이날 경찰청사에 성 중립 화장실을 새로 설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성전환자에 대한 범죄는 즉각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의 이날 회견은 토론토 시가 6월을 '프라이드의 달'로 처음 지정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토론토에서는 내달 3일 LGBT 축제인 '프라이드' 행진이 열리며 손더스 청장은 이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토론토 경찰청장은 지난 2005년부터 이 행진에 공식 참석하고 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동성애 #토론토 #캐나다 #경찰청장 #게이 #사우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