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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이 또 이겼다

  • 허완
  • 입력 2016.06.25 11:30

검찰의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뤄진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대결에서 또다시 신동빈 회장이 승리를 거뒀다.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25일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인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홀딩스 사장을 해임하는 안건을 부결시켰다.

이들 안건은 롯데그룹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안한 것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검찰 수사 중인 현 상황을 바탕으로 “신 회장 중심의 현 경영체계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하며 ‘도덕성 논쟁’을 벌였지만, 주요 주주들은 물론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 종업원지주회(27.8%·의결권 기준 31.1%)는 도덕성보다는 경영성과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이후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30여곳은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고, 이와 관련해 비자금 조성, 오너일가의 관계사 부당지원 등 다수의 의혹도 제기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도 이런 부분을 공략해 주총을 앞두고 “한국 롯데그룹과 관련해 보도되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 주총에서 해명하라”는 공개 질의서를 보내는 등 동생인 신 회장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주주들은 “2015년 롯데홀딩스 일본 영업이익이 240억엔으로 2014년에 견줘 8% 이상 늘었고, 이는 최근 10년 동안 거둔 성과 중 최대 이익”이라는 경영성과’를 내세운 신동빈 회장 쪽의 손을 들어줬다.

한 쪽에서는 전날 확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芩퇴)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주주들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경제의 어려움이 커진 만큼 지배력 공고화에 대한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경영권까지 흔들리면 그룹 전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은 주주들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의 우호 지분 결속력이 오히려 더 커진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두 차례 주총에서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 된 뒤 열린 세차례의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며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인했다.

하지만 검찰수사는 이제 막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수사과정에서 비자금 조성이나 횡령 및 배임 등의 실체가 드러날 경우, 주주들의 표심이 신동빈 회장을 향하게 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회장에게 승리할 때까지 계속해서 주총대결을 벌일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2~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검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9월 열리는 주총까지 두고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주총 이후 1주일 정도 일본에 더 머물며 주요 주주들을 접촉해 현 위기 상황과 검찰 수사로 제기된 의혹 등에 대해 해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초 다음달 6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내 75개 금융·투자기관을 초청해 개최할 예정이었던 그룹 투자설명회가 전면 취소된 만큼 대신 주요 거래처 및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지속적인 거래 등을 당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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