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6년 06월 24일 14시 07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6월 25일 14시 12분 KST

검찰의 이중잣대

노무현의 전화 한 통화를 가지고 청탁 아니냐고 정색하던 검찰이 홍만표가 차장검사에게 한 수십차례의 전화에는 실패한 로비라고 한다. 정운호 사건에 국한해서 봐도 도무지 이치에 닿지 않는다. 홍만표는 정운호의 해외원정 도박 사건을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을 받아내는 신기를 발휘했다. 재수사 때는 혐의 중 가장 무거운 횡령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가 기소에서 빠졌고, 1심 판결의 양형이 가볍다며 항소한 검찰이 항소심에선 구형량을 줄이고 보석에도 동의하는 기괴한 일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검사들이 정권의 주구 노릇만 했던 것은 아니다. 감히 대통령과, 그것도 임기 초반의, 맞짱을 뜨고 추궁하던 검사들도 있었다. 그 검사들은 참여정부 시절에 있었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 검찰 개혁을 주요 국정 과제로 삼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판사 출신 강금실 변호사를 법무부장관에 임명하자 검찰 조직 전체가 들고 일어났다.

문제가 생기면 에둘러 가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고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3월 9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전국 평검사 대표 40명과 공개대화의 시간을 갖고 검찰 개혁방안 등을 토론했다. '검사와의 대화'라 불린 대통령과 평검사들 간의 토론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그 자리에 나선 검사들은 평소라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발언들을 대통령의 면전에 쏟아냈다. 그 중 백미는 김영종 검사의 ​ "노무현 대통령도 당선되기 전에 부산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한 적이 있다"는 발언이었다. 이에 격노한 고 노 전 대통령은 "이쯤가면 막 가자는 거지요", "이렇게 되면 양보없는 토론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청탁전화 아니었습니다. 잘 봐줘라 못 봐줘라는 청탁전화 아니었습니다. 우리 해운대 지구당의 당원이 관련됐는데 위원장이 억울하다고 호소를 하니 검찰에게 위원장의 소리를 들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정도의 전화 가지고 영향력을 받을 만한 검사는 없습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쯤하면 막가자는 거지요?")

'검사와의 대화'가 별반 소득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 검사들이 대통령 앞에서도 피의자를 대하는 듯한 기개(?)를 보여준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대통령이 누구건 검사들의 태도와 처신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란 기대를 시민들이 갖게 된 것도 자명했다.

허망한 기대였고, 부질 없는 희망이었다. 노무현과 참여정부에겐 그리 독립적이고, 인정사정없고, 법대로를 외치던 대한민국 검찰은 이명박과 박근혜가 집권하자 지체 없이 정권의 시녀이자 청부자객으로 복귀했다. 그러고도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심지어 노무현의 전화 한 통화를 가지고 청탁 아니냐고 정색하던 검찰이 홍만표가 차장검사에게 한 수십차례의 전화에는 실패한 로비라고 한다. (홍만표 · 최윤수 20번 넘게 통화하고도...실패한 전관로비?) 차장 검사는 홍만표가 변호를 맡던 정운호 사건의 담당검사를 지휘하는 위치에 있는 자다. 실패한 로비라는 검찰의 발표에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로비에 실패한 자가 개업한 지 불과 몇년만에 수백억원대의 수임료를 챙기는 게 가능한가? 정운호 사건에 국한해서 봐도 도무지 이치에 닿지 않는다. 홍만표는 정운호의 해외원정 도박 사건을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을 받아내는 신기를 발휘했다. 재수사 때는 혐의 중 가장 무거운 횡령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가 기소에서 빠졌고, 1심 판결의 양형이 가볍다며 항소한 검찰이 항소심에선 구형량을 줄이고 보석에도 동의하는 기괴한 일이 벌어졌다.

사정이 이런데도 홍만표가 한 행위가 실패한 로비인가? 고작 탈세 따위로 홍만표를 기소하려는 검찰을 보면서 전,현직 유착관계의 실체를 목격하는 기분이다.

PRESENTED BY 호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