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옥션 '저소득층 학생 생리대 제공' 이벤트의 훈훈한 비화

  • 김현유
  • 입력 2016.06.24 11:28
  • 수정 2016.06.24 11:30

생리대는 여성들에게 매달 필요한 생활용품이지만 꽤 비싸다. 여성들의 월 평균 생리대 구매 비용은 2~3만 원인데 이 돈을 감당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15~19살)이 6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하단 관련기사 참조).

이에 지난 3일 옥션은 한 가지 이벤트를 진행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생필품인 생리대를 구하지 못한 2천 명의 학생에게 세 달 치의 생리대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최근에, 가정형편이 어려워 생필품인 생리대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소녀들의 사연을 들었습니다. 옥션이 조금이나마 그 소녀들을 돕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하시면, 어려운 환경 때문에 불편을 겪었던 소녀들에게 세 달치 생리대를 택배로 보내드립니다. 축복 받아야 하는 소중한 그 날, 옥션이 작지만 도와드리겠습니다.

*1인당 3달치 (54EA)의 생리대가 제공됩니다.

*준비한 수량이 많지 않아 (2천명분) 꼭 필요한 소녀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신중한 신청을 부탁드립니다.

* 제품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과연 꼭 필요한 사람들이 생리대를 받을 수 있었을까? 우선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자.

수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필요한 사람들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옥션 측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

생리대를 받고 싶다고 신청했으나,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신청을 취소하겠다는 메시지였다. 그런데 이런 메시지를 보낸 신청자는 한두 명이 아니었다. 이런 따뜻한 마음에 감동을 받은 옥션 측은 결정을 변경했다.

옥션 측은 신청을 취소한 이들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생리대를 보내고, 동시에 신청을 취소한 이들에게도 생리대를 보내기로 했다. 옥션 측 담당자는 24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비화를 전했다.

그는 "원래 2000명의 생리대를 전달할 비용밖에 없었다. 그런데 신청한 분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줬으면 좋겠다며 취소를 하셨다고 하니까, 생리대 판매 회사들도 감동을 받아 비용을 일부 지원해 주셨다"며 "모자란 나머지는 옥션 측에서 전부 부담해 신청을 취소한 분들께도 오늘부터 생리대가 전달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또 "양보하신 분들께도 나중에 제품을 보내 드릴 것이라고 연락을 드렸다. 그런데 이 중 3분의 1은 한사코 받지 않으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옥션은 어떤 기준으로 저소득층을 걸러냈던 것일까? 담당자는 "우리는 소셜 미디어에서의 '자정작용'을 믿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게시물 자체에서 '꼭 필요한 소녀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신중한 신청을 바란다'고 전했고, 댓글에서도 유저들의 반응이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홍보하자'가 대다수였다"라며 "원래 이런 신청자 제공 이벤트를 진행하면 몇 분만에 끝나 버리는데, 이번 경우에는 몇 주나 소요됐다. 그만큼 자신의 양심을 지키고,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가슴 따뜻한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비록 알렉스 퍼거슨은 "소셜 미디어는 인생의 낭비다"라고 말했다지만, 가끔씩 세상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이런 아름다운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 관련기사

- 돈 없어 '생리대' 못 사는 여자 청소년들을 도울 방법이 여기 있다

- 서울시가 저소득 10대 여성들에게 생리대 지원한다

- 일베서도 웃음거리 된 '생리대 가격 전혀 비싸지 않다'는 주장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굿뉴스 #미담 #옥션 #생리대 #생리 #저소득층 #이벤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