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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단 발사 성공에 대한 국방부의 답변은 답답하기 짝이 없다

  • 김수빈
  • 입력 2016.06.23 08:19
  • 수정 2016.06.23 08:21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안경을 쓰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안경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의 23일 오전 정례브리핑 질문/답변 시간을 독차지한 것은 물론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이었다.

특히 이전까지 줄곧 실패해왔다가 여섯 번째에 마침내 어느 정도 성공하면서 기자들은 이번 발사 성공에 대한 군 당국의 평가와 발사 시험의 세부사항에 대해 문의했다.

국방부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분석이 진행 중이다' 또는 '공개하기 어렵다'로 일관했다. 기자들도 답답했던지 계속 쏘아붙였다. 아래의 정례브리핑 속기록 일부를 보자:

* * *

어제 두 번째 쏘아 올린 북한 탄도탄에 대한 군의 분석이 좀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필요한 분석을 지금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지금 가장 가까이에서 탐지할 수 있는 게 대한민국인데, 왜 일본보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죠?

어떤 부분에서 일본보다 좀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모르겠는데...

지금 방위성... 일본 매체들은 방위성을 인용해서 '1,000㎞ 이상 상승했다.' 이런 식으로 지금 다각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 우리 군만 이렇게 분석이 계속 늦어지니까 우리 기자들이 외신 보고 쓸 수밖에 없잖아요.

네, 저희들 분석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대응책 같은 것 논의하셨습니까?

네?

대응책이요.

대응책도 지금 분명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기회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150㎞ 날아간 것은 고도는 몇 ㎞ 찍었습니까?

그것도 분석을 하고 저희 자료는 가지고 있습니다만, 여기서 공개하기는 좀 제한이 됩니다.

실장님이 지금 합참을 대표해서 나와 계시니까 제가 여쭤보겠습니다. 어제도 계속 아침부터 '고도가 얼마냐?'라고 제가 물어봤었는데, 계속해서 '그것은 공개할 수 없다.'고 하는데, 공식적으로 왜 공개를 못합니까?

저희 레이더의 탐지거리 이런 것들이 사실은 공개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2014년도에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했을 때 합참이 고도까지 공개한 건 왜 그랬습니까?

상황과 여건에 따라서 저희가 최대한 알려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합참의장님과 정보본부장 입맛에 따라 공개와 비공개가 결정이 됩니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때하고는 뭐가 다른 건가요?

여러 가지 비교했었던 상황이 있고, 또 한미가 같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부분도 좀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항상 얘기하면 비공개 할 때마다 미국을 끌어들이는데요. 예? 이건 우리 자산으로도 탐지 가능한 것이지 않습니까?

네. 우리 자산으로도 탐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또 정보를 우리 자산으로 탐지했지만 또 공유하는 부분이...

아니, 레이더에 속도 나오고, 방향 나오고, 다 나온다는 것은 그것은 저 같은 기자도 아는데 그것을 비공개하는 이유는 결국에는 국민들한테 숨기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과대평가할 필요도 없지만, 군이 애써서 이렇게 축소하려고 하는 것도 문제 아닙니까? 정확하게 정보는 공개해 주고 무슨 얘기를 해야 될 것 아닙니까?

네. 정보, 공개할 수 있는 정보는 공개하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 * *

이전부터 국방부는 입맛에 따라 정보를 선별적으로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주 받아왔다. 지금도 이러한 모습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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