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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다시보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혜안'

  • 허완
  • 입력 2016.06.21 11:30
  • 수정 2016.06.21 11:41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모든 걸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이 '백지화'됐다는 사실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20일, 심 대표는 "영남권 신공항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일갈했던 바 있다.

그는 "김해공항 확장이 재정적으로, 기술적으로 우월한 해법이라는 것은 많은 항공·교통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영남권 신공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심 대표의 발언이 놀라운 건 입지선정 결과를 '예측'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영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의 원인을 차분히 짚었고, 미래에 다가올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전망했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어 나름의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심 대표의 발언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이번 주 영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를 앞두고, PK와 TK 정치권의 세 대결이 죽기살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입지발표가 갈등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곳이냐를 떠나, 영남권 신공항은 시대착오적 발상입니다. 2011년 가덕도, 밀양 두 곳 모두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돼, 이미 백지화 됐습니다. 죽었던 신공항을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다시 살려냈고 대통령 뜻에 따라 국토부가 기존 입장을 버리고, 없던 수요를 창출해내면서 결국 이런 사달이 재연됐습니다.

가덕도와 밀양 어디로 결정되든지 환경적·재정적 재앙은 불가피합니다. 두 곳 모두 불리한 자연조건으로 인해 대규모 토건사업과 환경파괴가 필연적입니다.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미래 수요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정치논리로 건설돼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했던 다른 국제공항의 전철을 따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도 지금 여야를 불문하고 지역 정치권은 국책사업이 거대한 로또판인양 지역주민을 자극하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공항 유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닙니다. 신공항 건설로 인한 경기부양은 반짝 효과에 머무를 것입니다. 그마저도 개발수익의 대부분은 지역주민이 아니라 토건재벌의 호주머니로 돌아갈 것입니다.

2011년 가덕도와 밀양의 경제성을 기각했던 국토연구원은 기존 김해공항 확장을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김해공항 확장이 재정적으로, 기술적으로 우월한 해법이라는 것은 많은 항공·교통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재정적·환경적 재앙을 불러오고, 지역갈등만 키우는 영남권 신공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합니다. 불투명하고 졸속적인 입지선정 발표를 연기하고,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길 촉구합니다. 지역 정치권 역시 달콤한 거짓말로 지역주민의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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