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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신공항 대신 '김해공항' 확장한다

  • 원성윤
  • 입력 2016.06.21 11:10
  • 수정 2016.06.21 12:55
ⓒgettyimagesbank

[업데이트 오후 4시34분]

영남권 신공항 건설 대신 부산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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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벌여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국토교통부는 6월21일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공항으로의 접근 교통망도 함께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모두 부적합 판정을 재차 받은 것이다. 지난 2011년 MB정부 당시 용역 평가에서도 경제성 부족과 지역 간 심각한 대립 때문에 추진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은 대선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당시 후보는 2012년11월30일 부산유세에서 "부산시민이 바라고 계시는 신공항을 반드시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면서 신공항의 부산 유치를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신공항 결정이 또 다시 미뤄졌다는 의혹을 보내기도 한다. 지난 4.13 총선에서 부산지역은 더민주 후보 5명이 당선되기도 했다. 부산 지역의 민심 이반이 여권으로서는 부담될 수밖에 없는데다 신공항 역시 밀양 결정될 경우 부산의 민심 이반이 대선까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부산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은 한숨을 돌렸다. 뉴시스에 따르면 "새누리당 부산권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모여 정부의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를 방송 화면을 통해 지켜봤다"며 "백지화 결정이 전해지자 부산권 의원들은 깊은 한숨으로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최악은 피했다"는 표정이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21일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 건설 대신 김해공항 확장 결론을 내린 것과 관련해 "정부와 전문가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제대로 된 김해공항 확장과 접근성 보강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며 "나는 오래전부터 김해공항 확장이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최적의 방안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비교적 중립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정부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무성 의원은 자신의 주장과는 달리 과거 대선 당시 부산 가덕도 유치를 약속한 바 있다. 2012년11월30일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동남권 신공항은 우리 부산의원들과 김무성이 반드시 가덕도에 유치하겠다"고 밝힌 사실이다.

2013년2월27일 KNN 보도

김해공항 확장안은 그동안 수차례 제기돼 왔지만, 신공항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4시간 운항 제약 등이 여전히 숙제로 남는 데다, 2030년대에 또 다시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신공항 건설에 들었던 건설비 1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30조원 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2011년3월4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대한토목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 이종출(부경대 토목공학과 교수) 동남권 신공항 특위위원장은 “김해공항 확장에 들어가는 비용이 2002년 기준으로 30조원으로 계산돼 경제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활주로 방향을 30도쯤 틀어야 하는 데다 신어산·돗대산 등을 깎아야 하기 때문이다. 추가 부지 매입 면적이 210만㎡에 이르 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2013년2월27일 KNN 보도에 따르면 당시 김해공항에 보조 활주로를 건설하자 '신공항 무산 시도'라고 의혹을 보냈다.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지원실장은 KNN 인터뷰에서 "(보조활주로 건설은) 현재 김해공항의 북측 안전 문제는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소음 문제와 용량 부족이 예상돼 대안으로 타당성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발표 이후 "오직 전문성에 기초하여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내린, 최적의 결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표문 전문.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영남지역 주민 여러분!

작년 1월 19일 영남지역 5개 지자체의 합의에 따라 추진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결과가 방금 발표되었습니다.

용역을 수행한 ADPi에서는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정부는 이번 용역결과가 항공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 공항입지 결정에 필요한 제반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도출된 합리적 결론이라고 평가합니다.

이번에 제시된 김해공항 확장방안은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공항으로의 접근 교통망도 함께 개선하는 방안입니다.

이를 통해 장래 영남권 항공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음은 물론, 영남권 전역에서 김해공항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김해공항이 영남권 거점공항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대안이라고 판단합니다.

국민 여러분!

정부는 영남권 지자체에서 깊은 관심을 가져온 신공항 입지결정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엄정하게 절차를 관리하여 왔습니다.

먼저 지난 해 1월, 영남 지역 5개 지자체와 수차례 협의를 거쳐 입지평가에 관한 모든 사항은 외국 전문기관에 일임하고, 그 결과를 수용한다는 합의를 도출하였습니다.

용역 수행기관도 국제입찰을 통해, 공항건설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ADPi를 지자체와 협의하여 선정하였습니다.

용역 진행과정에서도 지자체와 함께 착수보고와 중간보고를 받고, 일부 이견에 대해서는 8차례 국장급 실무회의를 개최하여 조율하는 등, 지자체와 최대한 소통하며 용역을 진행하여 왔습니다.

ADPi도 ICAO 등 국제기준과 사례는 물론, OECD의 자문과 5개 지자체가 추천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3차례 개최하는 등, 국내외 전문가와 지자체 의견을 수렴하여 평가기준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렇듯 이번 입지 평가결과는, 공항건설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와 명성을 가진 ADPi가, 5개 지자체가 합의한 방식에 따라, 오직 전문성에 기초하여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내린, 최적의 결론입니다.

영남지역 주민 여러분!

그간 신공항 유치 경쟁 과정에서 일부 갈등과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만, 5개 지자체가 합의한 방식에 따라, 입지평가 결과가 나온 만큼, 용역 진행과정에서 보여준 성숙한 민주의식과 합의정신을 발표 이후에도 끝까지 존중하여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평가 결과를 수용하여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또한 김해공항이 영남권을 대표하는 지역 거점공항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다시 한번 힘과 지혜를 모아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국토교통부는 영남지역 항공수요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이번 발표결과에 따른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먼저 금년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내년 중 공항개발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는 등 김해공항 확장을 위한 후속절차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영남 지역 거점공항으로서 지역 주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로, 철도 등 연결교통망도 충분히 확충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신속한 행정절차와 안정적 예산 확보 등 후속조치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도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그간 정부를 신뢰하면서 오늘의 발표를 기다려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김해공항이 영남권의 공동번영은 물론, 국가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영남지역 주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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