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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GBT 총기옹호 단체' 회원이 급증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6.06.20 07:34

미국 역대 최악의 총기 참사인 플로리다 주 올랜도 테러 후 총기 규제 논쟁이 한창 뜨거운 상황에서 LGBT 그룹 내 총기 옹호 단체 회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 대부분이 게이 나이트클럽을 방문한 성 소수자였던 만큼 자기방어를 위해 총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미국 NBC 방송이 19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보도를 보면, 다른 이의 공격에서 자신을 보호하도록 성 소수자의 수정헌법 2조(총기 권리 규정) 실천을 주장해 온 '핑크 피스톨스'의 회원은 올랜도 참사 전 1천500명에서 참사 후 4천500명으로 3배 늘었다.

핑크 피스톨스의 대변인인 크웬돌린 패튼은 NBC 방송에 "현재 페이스북, 미국 전역에 산재한 지부, 총기 사용을 교육하는 강사들에게 LGBT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0년 발족한 핑크 피스톨스는 '국제 LGBT 자기방어 조직'을 자임하며 성 소수자에게 '컨실드 캐리'(총을 권총집 등에 보관해 남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휴대하는 것) 허가증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받도록 권유한다.

미국총기협회(NRA)의 인가를 받은 강사에게서 총기 사용법을 배우는 LGBT내 총기 옹호 단체로 이성애자도 회원으로 받는다.

미국 33개 주(州)에 45개 지부가 있고, 잠시 활동을 멈춘 여러 지부도 이번 올랜도 테러를 계기로 다시 문을 열 참이라고 한다.

핑크 피스톨스는 총기 옹호에 적극적인 NRA와 똑같은 주장을 편다. LGBT가 더 많이 무장할수록 LGBT를 겨냥한 공격도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총에는 총으로 맞서야 강력한 긴장이 형성돼 도리어 총기 사고가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다.

패튼 역시 올랜도 참사 후 사살된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을 비난해야지 총 자체를 비난해선 안 된다고 회원들에게 강조했다.

핑크 피스톨스의 주장이 회원들에게 설득력을 얻는 건 LGBT를 목표로 한 공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NBC 방송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자료를 인용해 해마다 LGBT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1천600건 발생한다고 전했다.

2011년엔 증오 범죄 희생자 7천713명 중 약 20%인 1천572명이 성 정체성 편견으로 피해를 봤다.

성전환 여성으로 핑크 피스톨스의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지부장인 니키 스털러드는 "총기는 공격의 타깃인 LGBT에게 싸울 기회를 준다"면서 "호신용 곤봉, 후추 스프레이, 전기 충격기 등은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에게 치명상을 안기기에 부족한 수단"이라며 총기 소지를 옹호했다.

그는 "공격자를 살해하려는 게 아니라 그들의 행동을 멈추려는 목적에서 총을 쏜다"고 덧붙였다.

호버트 & 윌리엄 스미스 대학에서 성 소수자 운동과 공공정책을 가르치는 크레이그 리머먼 교수는 "LGBT는 역사적으로 진보 이슈이고, 총기 옹호는 보수 이슈"라면서도 "이것이 미국"이라면서 양자의 결합체인 핑크 피스톨스를 놀랍게 바라볼 일은 아니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리머먼 교수는 "LGBT라고 해서 총기 소유를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LGBT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올랜도 참사 후 자기 방어 수단으로 총기 휴대를 지지할 수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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