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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필리버스터'가 총기규제 법안에 대한 공화당의 '항복'을 받아내다

  • 허완
  • 입력 2016.06.17 07:08
Sen. Chris Murphy, D-Conn., center, and other Democratic senators call for gun control legislation in the wake of the mass shooting in an Orlando LGBT nightclub this week, at the Capitol in Washington, Thursday, June 16, 2016. He is joined by, from left, Sen. Cory Booker, D-N.J., Rev. Sharon Risher, a clinical trauma chaplain in Dallas who lost her mother Ethel Lance in the racially-motivated shooting at the historic Emanuel AME Church in Charleston, N.C., in 2015, Tina Meins, whose father Damia
Sen. Chris Murphy, D-Conn., center, and other Democratic senators call for gun control legislation in the wake of the mass shooting in an Orlando LGBT nightclub this week, at the Capitol in Washington, Thursday, June 16, 2016. He is joined by, from left, Sen. Cory Booker, D-N.J., Rev. Sharon Risher, a clinical trauma chaplain in Dallas who lost her mother Ethel Lance in the racially-motivated shooting at the historic Emanuel AME Church in Charleston, N.C., in 2015, Tina Meins, whose father Damia ⓒASSOCIATED PRESS

미국 민주당의 '필리버스터'가 마침내 공화당의 '항복'을 받아냈다. 미국 상원 의회가 마침내 총기규제 강화 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사상 최악의 '올랜도 테러'를 계기로 총기규제 강화 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15일(현지시간) 오전 11시21분부터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수단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작해 공화당으로부터 투표 방침을 확약받은 16일 오전 2시11분에야 단상에서 내려왔다.

무려 14시간 50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것이다.

머피 의원은 법무부 예산안을 볼모로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 의원 등 민주당 측에서 발의한 '초당파적' 총기규제 강화 법안에 대한 표결을 요구하며 필리버스터를 벌여 끝내 공화당의 '항복'을 받아냈다.

머피 의원은 2012년 12월 발생한 코네티컷 주(州)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총기규제 강화 캠페인을 주도해 온 인물로, 이날도 필리버스터 도중 당시 피해자인 6살짜리 딜런 호클리의 사진을 걸어 놓고 공화당에 대승적 차원의 협력을 격정적으로 호소했다.

그는 "이 단상에 올라 2시간, 6시간, 14시간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는 데는 별다른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 이 6살짜리 아이(호클리)의 팔을 감싸 안고 그의 죽음을 그저 받아들이는 대신 총격범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데 오히려 용기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2의 샌디훅, 올랜도 참사를 막으려면 의회가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역대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전염병적 총기 폭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법안에 이 한 주를 다 보내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총기규제에 강력히 반대해 온 공화당은 올랜도 테러 이후 총기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여론이 확산되는데다가, 자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해 일부 인사들이 '테러리스트 총기구입 금지' 등 부분적 규제 강화 필요성에 동조함에 따라 표결 방침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원에 계류된 총기규제 법안은 테러 감시명단에 오른 인물들의 총기구매를 금지하는 파인스타인 의원 법안과 총기박람회 및 인터넷 공간에서의 총기 거래 시 구매자의 신원을 의무적으로 조회하도록 하는 머피 의원 법안 2건이다.

공화당이 여론과 머피 의원의 필리버스터에 밀려 표결에 동의하긴 했지만, 법안 통과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공화당은 일단 표결에 앞서 자당의 독자적인 총기규제 수정 법안을 제출할 예정으로, 양당이 절충안을 마련한 뒤 이를 통과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망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머피 의원 등의 필리버스터에 대해 "민주당이 상원 본회의장을 '캠페인 스튜디오'로 활용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아무튼 이제는 민주당이 (공화당의) 진정한 해법 마련 노력에 동참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상원 '넘버 2'인 존 코닌(텍사스) 원내총무 법안을 지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코닌 의원 법안은 잠재적 테러리스트가 총기를 구매할 경우 법무당국에 신원조회 및 승인 여부를 위한 72시간의 검토 시간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편 머피 의원의 필리버스터 시간은 1900년대 이후 9번째로 긴 것이라고 NBC 방송이 전했다. 연방 상원에서는 1957년 스트롬 서몬드(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이 민권법 저지를 목적으로 24시간 18분 동안 무제한 토론을 이어간 것이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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