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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가의 두 번째 소절 가사 중 일부가 '성평등' 표현으로 변경됐다

캐나다 국가 '오 캐나다(O Canada)' 가사가 개사, 변경됐다.

캐나다 하원은 15일(현지시간) 자유당 모릴 벨랑제 의원이 남성 위주 표현의 가사를 성 중립적으로 바꿔 발의한 국가 개사 법안을 표결에 부쳐 225대 74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법안은 현행 국가의 두 번 째 소절 중 '그대 아들들의 애국심'이라는 대목을 '우리 모두의 애국심'으로 바꿔 남성 중심의 표현 대신 성 중립적 가사로 변경했다.

이 법안을 발의한 벨랑제 의원은 근육이 마비돼 결국 사망에 이르는 루게릭병 말기 환자로 지난 수년간 이 같은 개사를 위해 진력, 시선을 모았으며 결국 이날 죽음을 앞두고 극적으로 결실을 보아 감동을 자아냈다.

의원들은 국가 개사가 확정되자 일제히 의석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고 즉석에서 새 국가를 합창했다.

벨랑제 의원은 지난해 10월 총선 종반 무렵 유세가 곤란할 정도로 발성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무난히 당선돼 7선을 기록했다.

그는 총선 한 달 뒤 11월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이 사실을 공개했다. 이어 증세는 올해 들어 급격히 악화했다.

벨랑제 의원은 수년간 소신으로 추진해 오던 국가 개사 법안을 지난 1월 다시 발의했으나 벌써 발성이 불가능할 정도로 병세가 깊은 상태였다.

그는 유력한 새 하원 의장으로 거론됐지만, 병세 때문에 의장직에 오르지 못했다. 그를 위해 하원은 지난 3월 명예 의장직에 위촉해 임시 의사봉을 잡고 회의를 진행하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이날도 그는 휠체어에 앉은 채 의석을 지키며 표결에 참여했다.

법안은 상원 심의 통과도 확실시되지만 정작 그는 법안이 상원을 거쳐 정식 확정되는 장면은 보지 못할 것 같다는 게 주변의 예상이다.

국가 개사에는 제1야당 보수당을 제외하고 집권 자유당과 신민주당(NDP) 등 야당이 찬성했다.

보수당은 국가 가사는 국가적 유산으로 함부로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나 보수당 일부 의원은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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