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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가 말하듯 운동선수들 중에는 정말 1월생이 많을까?

  • 강병진
  • 입력 2016.06.25 06:45
  • 수정 2016.07.05 10:23

맬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 따르면 캐나다 하키 선수들은 1월생이 많다고 한다. 대개 어린 시절 발육은 출생 이후 경과 시간에 비례한다. 생일이 빠른 아이들이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같은 나이의 친구들보다 체격이 크다. 키가 큰 아이들이 선수로 선발된 후 집중적으로 훈련을 받기 때문에 실력도 앞서기 때문이다. 몇 개월 차이가 그리 클까 싶지만 몇몇 유치원에서는 6개월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기도 한다. 나이가 어릴수록 같은 해에 태어났어도 1월생과 7월생의 체격, 인지능력 등은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진짜 그럴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게 된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나라 운동선수들에도 해당이 될까? 다른 종목의 선수들은 어떨까?

마침 올해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선수들에 대한 기사가 끊이지 않는다. 집단이 크진 않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생일을 살펴볼 만하다. 이대호는 6월생, 추신수는 7월생, 오승환도 7월생이다. 박병호는 7월생, 류현진은 3월생, 강정호는 4월생(음력), 김현수는 1월생이다. 생일이 늦은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모두 다 빠르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체 메이저리거들은 어떨까? 실제 미국 메이저리그 전현직 선수들의 생일을 비교해 보면 1월생이 총 1583명이고, 12월생이 총 1514명이다. 1월생이 조금 많기는 하지만 압도적이지는 않다. 1월생이 12월생보다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6월 10일부터 한 달 간 전 유럽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유로2016에 출전한 각 국의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생일은 어떨까?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프랑스를 비롯해 잉글랜드, 독일 등 총 24개국에서 552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1월 생이 59명(10.7%), 2월 생이 55명(10.0%), 3월 생이 45명(8.2%), 4월 생이 53명(9.6%), 5월 생이 58명(10.5%), 6월 생이 43명(7.8%), 7월 생이 49명(8.9%), 8월 생이 32명(5.8%), 9월 생이 48명(8.7%), 10월 생이 38명(6.9%), 11월 생이 29명(5.3%), 12월 생이 43명(7.8%)이다. (아래 각국 선수 별 생월 표)

2016유럽축구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유럽 각국의 국가대표들은 1월 생이 가장 많다. 2등이 5월 생이고, 3등이 2월 생이다. 상반기(1~6월)에 태어난 선수들이 56.8%, 하반기(7~12월)에 태어난 선수들이 43.2%다. 이 경우는 맬콤 글래드웰의 이야기가 들어 맞는다.

<아웃라이어>의 내용을 보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에는 맞지 않고, 유로2016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는 맞는다. 상상력을 덧붙이자면, 하키는 몸싸움이 필요한 운동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야구는 서로 뚝 떨어져서 하는 운동이다. (투수와 타자는 거의 18M정도 떨어져 있다!!) 하키나 축구에 비해 덩치가 크거나 몸싸움을 잘 해야 할 필요는 낮겠다. 그것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생일이 1월과 12월이 엇비슷한 이유일 수는 있다. (물론 반론도 있을 수 있다. 참고로 하키 선수(NHL)의 평균 키는 2014-2015년 시즌 기준 185.67cm이고, 야구 선수(MLB)의 평균 키는 187.19센티미터다. 오히려 야구 선수의 신장이 하키보다 더 크다.) 책을 읽을 때 저자가 인용한 자료들 외의 것을 찾아보는 재미가 분명히 있다. 이런 방식의 책 읽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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