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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맞서 공존의 사회를 호소하는 연구자들의 입장

우리는 헌법과 국제인권법의 정신에 따라, 누구도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 받지 않는 평등한 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으며, 모든 사람이 법 앞 에서 존엄한 인간으로 존중 받을 수 있도록 법제도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또 종교의 이름으로 이웃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마음을 열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 입장문은 한국성소수자연구회(준)가 <2016년 제17회 퀴어문화축제>를 맞아 6월 11일 발표한 것입니다. 입장문에는 교육학, 법학, 보건학, 사회복지학, 사회학, 신학, 의학, 인류학, 종교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 분과의 교수·연구자 353명 연명했습니다. 입장문은, 최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공포에 기반하여 만들어지고 전파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연구자들이 뜻을 모아 마련되었습니다. 이 입장문은 <혐오의 시대에 맞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12가지 질문>에 실려 있습니다.

1.

우리 연구자들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쏟아지는 성소수자에 대한 비과학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편견과 허위성 발언들에 개탄한다. 성소수자를 부도덕하고 비정상적이고 사회적으로 위험한 존재로 몰아가는 차별선동이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사회 전반을 병들게 하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2.

오늘날 인류가 인간의 다양한 섹슈얼리티와 젠더를 발견하게 되기까지, 오랜 세월 학자들이 진지하게 탐구하고 축적해 온 연구들이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하여, 이제 우리는 성별이분법적이고 이성애중심적인 사고를 벗어나, 인간의 다채로움을 존중하고 환영할 수 있게 되었다.

3.

앞선 학자 및 연구자들의 연구결과들을 보며 우리는 이 자리에서 다시금, 성소수자가 치료의 대상이 아니고, 서구의 산물이거나 시혜적으로 돌봐야 할 존재도 아니며, 성소수자나 비성소수자를 막론하고 모두 다양성을 가진 동등한 인간이라는 점을 확인한다.

4.

우리는 사회에서 동성애와 에이즈를 결부시키며 성소수자와 HIV/AIDS 감염인 모두를 낙인화하는 조작된 공포,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성소수자 혐오성 괴롭힘과 폭력, 성소수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억압하는 공격 등을 목격한다. 이는 인류의 보편적 인권을 무시하고 인간의 다양성과 존엄성을 외면 하는 부끄러운 모습이다.

5.

우리는 헌법과 국제인권법의 정신에 따라, 누구도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 받지 않는 평등한 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으며, 모든 사람이 법 앞 에서 존엄한 인간으로 존중 받을 수 있도록 법제도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또 종교의 이름으로 이웃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마음을 열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6.

우리는 아직까지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드러내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가족, 친구, 동료, 이웃으로 함께 살고 있음을 기억한다. 성소수자들이 안전하게 자신을 표현하며 우리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공감과 소통의 환경을 만들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7.

이에 우리 연구자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맞서고 평등과 우애의 정신으로 공존의 사회를 만들 것을 제안하며,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가 함께 모여 인간의 다양성을 자랑스럽게 드러내며 기뻐하는 이 축제의 날에, 이 입장서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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