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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 "이건희 회장 명령은 거역할 수 없었다"

  • 원성윤
  • 입력 2016.06.16 05:28
  • 수정 2016.06.16 05:32
ⓒ연합뉴스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을 벌이고 있는 임우재(46) 삼성전기 고문은 1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부진 사장 쪽에서 아들이 날 만나기 싫어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내가 돈만 밝히고 아내에게 폭행을 일삼는 것처럼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지난 4월부터 임 고문과 여러 차례 만나 이부진 사장과의 이혼소송 배경 등에 대해 들었다. 임 고문은 수원지법에서 진행 중인 이혼소송 항소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으나, 비보도를 전제로 만났던 한 언론사 기자가 자신의 기사를 이날 보도하자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밝혀달라”며 이날 <한겨레>의 보도요청에 응했다.

임 고문은 자신이 이부진 사장의 경호원이었다고 말했다. 삼성 쪽은 그동안 임 고문이 삼성물산 전산실에 근무하면서 봉사활동을 하다 이부진 사장과 만나게 됐다고 설명해왔다. 그는 “이건희 회장의 경호원으로 일하다 이부진 사장 경호를 맡았다. 이 사장이 몸이 약해서 내게 많이 의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장이 결혼하자고 했을 때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거절했다. 집안 배경이 너무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이 연애를 허락했지만, 나는 결혼만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희 회장께서 결혼을 하라고 직접 말씀하셨다. 회장님께 감히 ‘안 됩니다’라고 말할 수 없었다”고 결혼 배경을 설명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결혼 뒤 미국으로 유학 가는 과정은 생지옥과 같았다고 임 고문은 밝혔다. 그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다. 장인어른(이건희 회장)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라고 말씀했다. 삼성에서 장인어른의 말씀은 헌법이나 다름없다. 유학 준비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아내(이부진 사장)와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임 고문은 “이부진 사장의 변호인들은 내가 미국에서 공부는 안 하고 술 마시고 아내를 폭행까지 했다고 하고 (법정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고문은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얘기를 할 땐 여러 차례 한숨을 쉬었다. 그는 아들을 마음껏 볼 수 없었고, 이부진 사장 쪽에 의해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제한당했다고 주장했다. 임 고문의 아들은 친할머니와 친할아버지의 얼굴을 10년 가까이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지난해 3월 법원의 면접교섭 사전처분 판결을 받고 나서야 손자의 얼굴을 처음으로 봤다. 어머니는 돌 때 한 번 본 게 전부다. 내가 전화를 해도 아들을 만날 수가 없다. 아들은 휴대전화가 없다. 아들을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 통화만 하자고 하소연해도 안 된다. 아들을 보는 걸 스스로 포기하고 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임 고문은 최근까지도 아들을 만나면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아들이기 전에 직장 상사(이부진 사장)의 아들이라 어려웠다”고 말했다.

임 고문은 지난 11~12일 춘천의 한 캠핑장에서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는 “이제는 아들과 편한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이부진 사장 쪽 변호인은 항소심에서 아들이 임 고문을 싫어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임 고문은 “어른들이 애를 두고 싸우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 저쪽(이부진 사장 변호인)은 나를 돈을 요구하고 아내를 폭행하는 파렴치한으로 몰고 있다. 아내와 같이 살 때 작은 빌라에서 살았다. 거기 왔다갔다한 근무자만 18명이었다. 그 작은 집에서 술 먹고 행패 부리면 근무자들이 당연히 볼 수 있다. 당시 그런 모습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 쪽의 윤재윤 변호사(세종)는 “임 고문의 말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가 임 고문이 신청한 면접교섭권을 애초 한 달에 두 차례에서 한 차례로 줄인 것은, 아들이 임 고문을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임 고문은 항소심 전망도 밝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변호인인 남기춘 변호사는 이날 임 고문 관련 언론 보도로 ‘소송 수행이 부담스럽다’며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이혼소송은 2014년 10월 이부진 사장이 이혼 조정과 친권자 지정 신청을 내면서 시작됐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성남지원 가사2단독 주진오 판사는 지난 1월14일 이부진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임 고문은 항소했고, 항소심 2차 변론준비기일은 오는 2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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