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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기계' AR-15를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은 마트에서 장 보는 시간보다 짧다

  • 김도훈
  • 입력 2016.06.15 13:18
  • 수정 2018.02.15 10:37

[업데이트] 2018년 2월 14일

총 가게에서 죽음의 기계를 사 들고 나오는 데는 38분이 걸렸다.

2016년 7월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게이 클럽에서 오마르 마틴이 반자동 소총으로 죄 없는 사람들 49명을 죽이고 50명 이상을 다치게 한지 단 이틀 뒤, 우리는 미국의 총기 난사 사건들에서 사용된, 그리고 마틴이 사용한 것과도 비슷한 소총인 AR-15를 장 보는 데 걸리는 것보다 짧은 시간 안에 구입할 수 있었다.

(2018년 2월 14일 최소 17명이 사망한 미 플로리다주 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서, 용의자 니콜라스 크루즈(19)가 사용한 총기도 바로 AR-15다.)

우리는 5분 만에 구입을 끝낼 수도 있었지만, 총 가게 직원은 올랜도 사건 때문에 AR-15를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신원 확인이 평소보다 길다고 말했다. 그건 무시무시한 동시에 놀랍지 않은 일이다.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면 보통 총기 판매가 늘어난다.

그러나 베트남 전에서 미군이 완벽한 살인 기계라고 칭송했던 AR-15를 우리는 초현실적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플로리다 주지사 릭 스콧이 올랜도가 있는 오렌지 카운티에 비상 사태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끔찍한 비극이 일어난 곳이라 해도, 미국 대부분에서 그렇듯 대량 살상이 가능한 무기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 데일리 뉴스의 기자는 월요일에 펜실베이니아에서 7분 만에 총을 살 수 있었다.

우리는 몇 초 만에 총을 들어 볼 수 있었다. 소총의 무게는 작은 수박과 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마틴이 사용한 MCX 시그 사우어와 비슷했다. 이 총은 10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수십 발을 발사할 수 있다. 우리가 산 다이아몬드백 DB15는 644달러에 불과하며 엄청난 살상력을 지니고 있는 비교적 저렴한 살인 무기다.

허핑턴포스트 앤디 캠벨이 다이아몬드백 DB15를 느껴보고 있다.

총 가게 직원은 기꺼이 치명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고객이 작은 .22구경 권총을 보며 ‘키가 190cm에 가깝고 체중이 160kg인 남성’에겐 별 효과가 없을 것 같다고 하자 직원은 동의 했다.

“목이나 심장을 맞춰야죠.” 직원이 말했다. 이 글에서 그 직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그 고객과 이야기하며, 더 큰 총을 고르거나 “배에 15번 맞추면 정말 열 받아 할 것이다”라고 농담을 했다.

그 직원의 뒤에 있던 TV에서는 멀지 않은 펄스 나이트클럽 사건 보도가 폭스 뉴스에서 쏟아지고 있었다. 벽에는 액자에 든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밑에는 ’올해의 총 세일즈맨’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옆에는 긴 소총들이 걸려 있었고, 그 중에는 AR-15보다 구경이 큰 것도, 더 싼 것도 있었다.

AR-15 같은 반자동 소총들은 올랜도 사건 전에도 최악의 최근 미국 총기 난사들에 사용되었다.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코네티컷 주 뉴타운 초등학교, 콜로라도 주 오로라 극장의 범인들은 모두 AR-15를 사용했다.

AR-15는 가장 저렴한 소총은 아니다. 그 반값에 살 수 있는 구경이 더 큰 카빈 총들이 우리가 간 가게의 벽에 걸려 있었다. 그러나 NRA는 AR-15가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무기라고 한다.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고, 조정하기 쉽고, 안정적이고 정확하다”고 NRA 블로그에 나와 있다.

가게 직원들은 우리가 더 작은 총을 사려면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주에서 권총 구매에는 3일간의 대기 기간이 있으나, 소총 구매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직원들은 모든 총은 세 가지 중 하나라는 잡담을 했다. 레저용, 방어용, 사냥용이라고 했다. 우리는 마틴의 총이 그 중 어떤 총인지 잘 알 수 없었다.

어떤 총 가게 직원의 말을 들어도 순식간에 10발 이상을 쏠 수 있는 무기가 있어야 할 이유는 찾을 수 없었다. AR-15, 혹은 그와 비슷한 총들은 사슴을 사냥하라고 만든 총이 아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든 총이다.

총 구매에 필요한 것은 운전 면허증(우리는 다른 주의 면허증을 사용했다)과 몇 분 간의 신원 확인이 전부였다. 우리는 주에서 발급한 판매 서류에 서명했다. 우리가 흉악범인지, 마약 중독자인지, 주소가 어디인지를 확인하는 서류였다.

신원 확인 대기가 가장 힘들었는데, 그마저도 겨우 몇 분 동안 시간을 때운 게 고작이었다. 우리는 이와 비슷한 총기 구매에 필요한 신원 확인의 현재 양을 주 경찰청에 문의했으나 즉시 답을 받지 못했다. 올랜도 사건 이후 공공 기록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대변인은 말했다.

우리나 가게 직원들이 한 어떤 것도 불법적이거나 특이한 일이 아니었다. 올랜도 근처의 가게 몇 곳에서 반자동 소총을 살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우리는 마틴이 올랜도에서 가장 유명한 게이 클럽에서 총을 쐈을 때와 똑같은 화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총알은 없다. .223 구경 총알이 다 팔리고 없었다.

우리는 총을 돌려주고 환불 받을 예정이다. 이 총은 합법적인, 위대한 미국의 총기 시장의 수많은 다른 소총들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We Bought An AR-15 In Orlando In Less Time Than You Spent At The DMV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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